이베이 품으면 '빅3' 안착…대기업 눈치싸움 '치열'
이베이 품으면 '빅3' 안착…대기업 눈치싸움 '치열'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3.0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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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MBK·카카오 등 관심…관건은 매각금액
이베이코리아와 G마켓, 옥션, G9 로고(이미지=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와 G마켓, 옥션, G9 로고(이미지=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신세계·카카오 등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매각금액은 4조~5조원 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가운데, 네이버쇼핑·쿠팡과 함께 이(e)커머스 ‘빅(Big)3’에 오르려는 대기업들의 눈치싸움은 치열할 전망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지난해 하반기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초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최근 이들 매각 주관사는 투자설명서(IM) 발송했다. 이를 받아간 기업들만 롯데·신세계·MBK파트너스(홈플러스 소유)·카카오·GS리테일·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티몬 최대주주) 등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은 2022년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가 두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 9812억원, 2019년 1조954억원, 2020년 1조2500억원(추정치) 등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쿠팡(13%)에 이어 3위다.

우선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2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4월 말 선보인 ‘롯데온(ON)’의 부진을 만회하는 동시에 외형 성장을 이루게 된다.

롯데온은 출범 당시, 최다 데이터를 가진 커머스 사업자로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롯데온을 통해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온은 올해 2월말 사업을 총괄하던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의하고 시장점유율이 4%에 머무는 등 출범 10개월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오픈마켓 시장 진출과 연착륙이 가능해진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오픈마켓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이용약관 개정, 수수료 정책 확정, 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과 연동되는 개방형 응용 프로그래밍 개발환경(API) 최적화, 입점 사업자 모집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약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SSG닷컴엔 ‘오픈마켓 전용 탭’이 마련돼 있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이베이코리아를 잡으면 오프라인 기반의 홈플러스와의 시너지를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올라인(Online+Offline)’ 모델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엔 오프라인 인프라를 중심으로 시장 트렌드에 맞춰 방향전환하며 온라인 사업을 키운단 전략도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올라인’ 모델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입지도 녹록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금액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베이 본사가 희망하는 매각금액이 4조~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유동자산(현금,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만 약 3조원인 카카오가 유력 인수 후보란 주장도 새나온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이베이코리아를 얻게 되면 연간 거래액이 25조원으로 ‘빅3’ 안착이 유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것에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매각 희망금액이 수조원에 달해 인수전 참여가 쉽지 않은 만큼, 예비입찰 뚜껑이 열릴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