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내려온 이낙연… 당정실적 'A' 개인성과 'F'
당대표 내려온 이낙연… 당정실적 'A' 개인성과 'F'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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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192일간 당대표직 마무리… 법안 통과 480건
40%대 지지율은 10%대 '폭락'… 최대 승부처 '재보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시 ㆍ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 소개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를 소개 받으면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대표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를 위한 실적은 대거 가져왔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성과는 챙기지 못했단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 당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당헌 25조에 따라 이날 사퇴했다. 지난해 8월 29일 임기를 시작한 후 192일 만이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대표로 일하는 동안 부족함을 많이 확인했다"며 "그때마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걱정을 드려 몹시 송구스럽다"고 소회했다. 덧붙여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대표로 일한 기간은 짧았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며 "그동안 국회에서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모두 480건의 안건이 통과됐다"고 내세웠다.

실제 이 대표 재임 기간 동안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숙원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고, 경찰 수사권 강화를 위한 국가수사본부·자치경찰제 도입, 국내 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다만 여전히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 제정법과 임대차 3법도 통과 법안 안에 포함돼 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당에 많은 이익을 가져왔지만, 야당과의 관계 개선은 사실상 실패했다. 법안 처리 때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까지 '패싱(배제)'하면서, 현재는 정의당과도 소원해진 실정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때만 해도 차기 대통령으로 각광을 받았다. 40%대의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점에서 당심을 섭렵하는 게 대권가도 넓히기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자리했다.

이 대표는 당내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업고 당권을 잡았지만, 실기도 적진 않았다.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냈다가 당 안에서 지탄을 받았고, 문 대통령까지 나서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리더십(통솔력) 한계를 보였다. 최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정 당국과의 논의를 앞두고선 '선별 지급과 전국민 지급을 함께 논의하자'고 공개 제안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해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민심 역시 이반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일련하면 이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부분에서 선두권을 뺏긴지 오래다. 이 때문에 대선 전 자신의 입지를 내세우기 위한 마지막 기회는 4·7 재·보궐 선거가 꼽힌다. 재보선 실패 시 자신의 '자질 부족'을 입증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재보선에서 완승할 경우엔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역시 이날 SNS를 통해 "우선 4.7 재보선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포스트(극복 이후)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이 '함께 잘사는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도록 하는 미래 비전(구상)을 준비하겠다"고 알렸다.

이 대표는 이어 "그 두 가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당원 동지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재보선 승리와 대선 공약 마련에 집중하겠단 뜻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