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에 대한 신뢰 나아지지 않고 있어" 경고
문 대통령 "검찰에 대한 신뢰 나아지지 않고 있어" 경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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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검찰 스스로 개혁 앞장서야 성공"
"견제와 균형,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꾸준히"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대다수 검사의 묵묵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참모진에게 우회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내비치며 경고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행정안전부 '권력기관 개혁'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검찰개혁은 검찰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훈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은 우리 사회 정의 실현의 중추"라며 "검찰은 가장 신뢰받아야 할 권력기관이다. 검찰권의 행사가 자의적이거나, 선택적이지 않고 공정하다는 신뢰를 국민께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도 수용하겠단 가능성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 1차 수사권 완전 폐지를 목표로 중수청 설치법 등을 검토 중에 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경찰을 향해선 "수사지휘역량을 빠르게 키워야 한다"며 "권한이 주어지면 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바란다"고 전하면서 '검찰 수사권 박탈'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신설된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책임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치경찰제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겠다"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하루빨리 조직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그러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재차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입법의 영역이지만, 입법의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개혁'이란 큰 뜻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선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그리고 또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 가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 나가길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