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철폐'역사적 사료가 발견돼 일반인에게 공개
`서원철폐'역사적 사료가 발견돼 일반인에게 공개
  • 신아일보
  • 승인 2009.07.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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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대원군이 단행한 '서원철폐'의 역사적 사료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돼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경남 창녕군(군수 김충식)에서 의뢰한 창녕 유일의 사액서원인 관산서원(현 관산서당,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35호)의 사당터에 대한 긴급 학술조사를 통해 대원군 서원 철폐령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자료는 21일 오전 11시 현장에서 일반에 첫 공개된다.

고종실록에 따르면, 대원군은 서원철폐령(1868~1871년)을 내려 1700여개에 이르는 전국의 서원을 47개소(사액서원)만 남기고 모두 "철원매주(撤院埋主) 하라(서원을 철폐하고 사당에 모신 위패(位牌)인 신주(神主)를 묻어라)"고 명했다.

이번에 관산서원 사당터 조사에서 온전히 확인된 매납시설은 서원을 철폐하고 신주를 묻은 역사적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더구나 관산서원은 창녕에서 유일한 사액서원이자 영남5현(嶺南五賢, 김굉필ㆍ 정여창ㆍ이언적ㆍ이황ㆍ정구)의 한 분으로 숭앙(崇仰)된 영의정(추증) 문목공(文穆公) 정구(鄭逑, 1543~1620년)를 기려 그가 사망하자 세운(1620년, 광해군12) 서원으로 더욱 그 의미가 높은 곳이다.

이러한 서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매주(埋主)시설은, 철폐시킨 사당터 자리 한가운데를 파고 옹관처럼 옹기를 맞붙여 세워 그 속에 신주, 곧 정구의 위패를 봉안하고는 그 둘레에 사당에 얹은 기와로 3겹이나 감싸고 단단하게 흙으로 덮은 특이한 형식이다.

겹겹이 둘러싼 기와 사이에는 습기제거나 벽사용으로 보이는 숯덩이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옹기 속에는 옻칠이 된 목제 위패 1점이 모셔져 있음이 비디오 내시경(Video-scope)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지금까지 서원철폐와 관련된 실증적인 유물자료는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창녕 관산서원 터에서 발견된 매주시설과 형식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첫 사례로서 그 역사적인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