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김치 제품 절반은 CJ '비비고'…현지화 통했다
베트남 김치 제품 절반은 CJ '비비고'…현지화 통했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3.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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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현지 시장점유율 50% 이상, 4300여개 매장 입점
재료·담그는 법 본질 지키면서 고수김치 등 맞춤형 마케팅 주효
베트남의 한 매장에서 비비고 김치를 살펴보는 현지 소비자. (제공=CJ제일제당)
베트남의 한 매장에서 비비고 김치를 살펴보는 현지 소비자.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는 베트남에서 현지화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 50%를 웃돌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가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성장한 약 15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비비고 김치의 베트남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 현지 업체들을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김치를 구매한 소비자 절반 이상은 비비고 김치를 먹는 셈이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시장에 첫 진출한 이해, 올해로 6년째다.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비비고 김치는 현지에서 생산 중이다. 진출 직전인 2015년 100억원 수준이던 베트남 김치시장은 CJ제일제당이 한국김치를 적극 알리며 규모를 키운 덕분에, 지난해엔 260억원으로 5년 새 2.5배 이상 확대됐다. 

현재 비비고 김치는 빅씨마트와 코옵마트, 메트로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베트남 전역 43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의 비비고 김치 성공 비결을 두고, ‘한국 발효기술 기반의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베트남은 베트남식 젓갈 등 발효식품과 절임채소 문화권이라 김치에 대한 거부감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판매됐던 기존의 김치들은 상당히 달고 액젓 맛과 향이 강해, 우리가 먹는 한국 김치와는 달랐다. 

CJ제일제당은 재료나 담그는 법 등 우리 김치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현지 소비자 입맛을 함께 고려했다. 우선 김치의 맵고 자극적인 맛을 연상시키는 빨간 색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매운 정도를 조정했다. 

또, ‘비비고 썰은 김치’를 주력으로 하되, 현지인에게 익숙한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배려해 젓갈을 넣지 않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채식주의자) 김치’ 등을 내놓았다.  

CJ제일제당은 ‘K-김치’라는 정통성을 강조하며 제품 신뢰도에 중점을 둔 마케팅 활동도 전개했다. 현지 조사 결과, 베트남의 김치 소비자는 ‘품질 안전’과 ‘좋은 원재료’를 가장 우선시했다. 이에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 김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와 함께, 좋은 원재료로 언제나 신선한 맛을 내고 한국 김치만의 자연발효 과정으로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김치시장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K-김치의 글로벌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CJ의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 등이 담긴 비비고 단지김치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확산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