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계 진출한다" 한목소리… 대선 지형 바꿀 제3지대 주목
"윤석열, 정계 진출한다" 한목소리… 대선 지형 바꿀 제3지대 주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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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분간 정세 관망할 것"… '회색지대' 세력 양성 여부 주목
대권 특성상 기호 3번 당선 희박… 결국 국민의힘과 '호흡' 예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직을 두고 여야 평가는 다르지만, 그가 정계에 진출할 것이란 것에는 공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정치권 주장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4·7 재·보궐 선거 전까지 한동안 정세를 관망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거취를 비난하면서도 재보선 전에 어떤 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다만 재보선 이후 정치에 뛰어들 것이란 것에는 한목소리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보선 전에 윤 전 총장이 무슨 정치적 행위를 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하면서도 그의 정계 진출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사퇴를 차기 대통령 선거 행보 시작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수권 일부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와 관련해 윤 전 총장에게 악감정이 남아있단 점에서 윤 전 총장이 곧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활동할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정치색이 명확한 기성 야권이 아닌 '회색지대'에서 세력을 키우는 게 존재감과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이 말한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별의 순간은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제3자가 별의 순간이 언제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윤 전 총장이 때를 맞추면 앞으로도 언제든 대권 가도에서 선두권을 달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단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역시 극우 진영과 보수 성향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우회적으로는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영입제안)을 보내고 있다. 나아가 한국 정치 특성상 기호 2번 아래 번호로는 대권을 쥐기 힘들다는 한계도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이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진보·보수 진영의 총결집으로 양자 구도로 치러진 대선은 2002년 16대 대선(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2012년 18대 대선(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두 번이 대표적이다. 정계 개편 방향에 따라 다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수도 있지만, 기호 3번을 달고 출마 시 당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김 위원장도 "국민의힘이 한국 정치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기호 2번 숫자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국민의힘이 많이 변화해 일반 국민의 호응을 많이 받는다면 윤 전 총장 본인도 (함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여지를 남겼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과도 관계가 깊다.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회 2년 선배다. 사법고시 공부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점식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임관 동기로, 1994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함께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윤 전 총장은 여권 인사 중에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과도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위 의혹 수사를 기점으로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