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이커머스 물류전쟁…인프라 강화 사활
'점입가경' 이커머스 물류전쟁…인프라 강화 사활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3.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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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 물류센터 투자 多
하루 처리 물량 확대 통한 소비자 수요 대응
마켓컬리 김포물류센터 전경(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 김포물류센터 전경(사진=마켓컬리)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물류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속도가 붙자, 대규모 투자로 물류·배송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온라인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각 유통업체들은 성장세만큼 더 치열해진 온라인 시장을 잡기 위해 물류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이(e)커머스 시장은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 시장조서보고서 기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9.7% 성장했다. 전체 소매 매출 대비 이커머스 비중은 2013년 10.9%에서 2019년 28.6%로 확대됐다.

2020년 국내 온라인 거래액은 통계청 기준 약 16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2021년은 이보다 16.5% 더 성장한 180조원 후반대의 거래액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체들은 이에 물류센터 건립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증권신고서(S-1)를 통해 서울·수도권 외 지역에 7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 확장을 위한 핵심기능이 판매자의 상품을 보관·포장·출하·배송 등을 일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에 있다고 봤다.

실제 쿠팡은 10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포함해 160여개의 물류센터·캠프를 운영하며 타 업체보다 10배가량 많은 물량을 하루에 처리해 왔다.

마켓컬리는 이달 2일 총 2만5000여평으로 신선 물류센터 중에선 국내 최대 신선물류센터인 김포물류센터를 오픈하고,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에 대비한 물류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김포물류센터 가동으로 현재 일평균 주문 처리량인 9만여건의 2배가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기존 장지물류센터에서 수도권 동남부 지역의 주문을 처리하고 김포물류센터에서 서부 지역의 주문을 처리해 배송 효율화를 높인단 전략이다.

SSG닷컴은 2019년 12월 경기 김포 소재 ‘네오(NE.O)003’을 본격 가동하며, 3개의 온라인 전용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SSG닷컴은 이를 통해 하루 2만건의 새벽배송을 비롯해 총 약 8만건에 이르는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SSG닷컴은 빠른 배송과 콜드체인 등은 물론 인프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이마트 매장 리뉴얼 등에 맞춰 PP센터(Picking&Packing)를 더 확대하고 네오도 5년 내 7개를 추가한단 계획이다. SSG닷컴은 현재 네오004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SSG닷컴 온라인 전용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 내부.(사진=SSG닷컴)
SSG닷컴 온라인 전용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 내부.(사진=SSG닷컴)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물류 인프라 강화 움직임이 계속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졌으며 소매업과 물류업 간의 경계도 허물어졌다”며 “‘좋은 장소, 멋진 매장, 친절한 종업원’이란 소매업의 정체성 혹은 원칙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매업의 종말이 빨라졌고 이커머스와 물류업의 약진이 시작됐다”며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가 더 커지는 가운데, 아마존식 물류혁명을 구현한 쿠팡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이 예상된다. 당연히 물류·배송 인프라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신 자체 시스템을 확보하는 유형이 있는가하면, 물류전문기업들에 아웃소싱하는 유형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결합하는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도 계속할 전망이다. 그에 따른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