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강남 아파트 전세…하락세는 '아직'
숨 고르는 강남 아파트 전세…하락세는 '아직'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3.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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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넷째 주 0.05% 상승…전주 대비 0.01%p 둔화
거래 절벽 및 입주물량 감소로 상승세 유지 전망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월 첫째 주 0.12% 오른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은 넷째 주에는 0.05% 올라 전주 대비 0.01%p 상승 폭이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한 거래 절벽과 입주물량 부족의 영향으로 현재 둔화세가 하락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전셋값은 0.05% 올랐다. 이는 전주 상승률 0.06% 대비 0.01%p 줄어든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0.05% 오르며 전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0.05%와 0.03% 오르며 전주 대비 0.02%p 줄었다.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매주 0.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인 후 2월 들어 상승 폭이 줄고 있다. 2월 첫째 주 0.12%에서 둘째 주에는 0.11%로 줄었고,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각각 0.06%와 0.05%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간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강남 전세 시장이 숨을 고르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봄 이사철 이전 이미 집을 구한 수요자들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 아파트 전세 시장은 심리적으로 안정세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 시장 내 임대차법도 차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도 "강남권 전세 시장은 현재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강남권 내 학군 수요자 등이 이미 집을 구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임대차법 중 계약갱신청구권과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세매물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전셋값이 하락 전환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8716세대로, 전년 1만2023세대 대비 27.5% 줄어들 예정이다.

김인만 소장은 "가격 상승 폭은 줄고 있지만,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거래량은 줄고 있고, 올해 서울 입주 물량도 작년보다 적다"며 "급등세가 멈춘 것일 뿐,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연구원 역시 "서울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입주하는 경우도 6개월 이내 실거주를 해야 하는 만큼 입주 단지에서도 전세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월세 전환 가속으로 인한 전세 물량 부족도 전셋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집주인들이 올해부터 강화되는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강남구 전월세 매물 중 월세 비중은 88.43%다. 작년 10월 79.54% 대비 8.89%p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송파구와 서초구 내 전월세 매물 중 월세 비중은 각각 9%p와 6.74%p 높아졌다.

여경희 연구원은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보유세를 월세로 확보하기 위해 전월세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며 "이는 순수 전세 물량이 부족해짐과 동시에 소급 불균형을 불러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