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정치생명' 위기… 김종인 vs 안철수 신경전 본격화
밀리면 '정치생명' 위기… 김종인 vs 안철수 신경전 본격화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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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금태섭 꺾고 제3지대 단일 후보 확정
"국민 열망 찬물 끼얹는 행동 조심하라" 경고
김종인도 후보 못내면 입지↓… '사활전' 개막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단일 후보에 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일 "최종 결선에 나서는 후보와 정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측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강해진 것을 염두에 둔 동시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포석으로 읽힌다.

안 대표는 1일 오전 금 전 의원과의 제3지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전하면서 "정권 교체를 위해 경쟁과 동시에 동반자이자 협력자임을 선언하고, 국민과 후보가 공감하고 지지층이 만족하는 아름다운 단일화에 대한 합의가 바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또  국민의힘과의 최종 단일화 협상을 겨냥해 "최종 후보 선출 과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정을 농락하고, 국정을 파탄시킨 세력을 단죄하고 서울을 시민께 돌려드리기 위한 야권 단일화를 순조롭게 이뤄낸다면, 4월 7일 우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부각했다.

안 대표의 제3지대 섭력으로 국민의힘과의 신경전을 갈수록 심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김 위원장은 "제3지대 어떤 사람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고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당의 후보가 당연히 단일 후보가 돼 보궐선거를 마칠 수 있다고 하는 게 기본적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는 김 위원장이 단일화에서 반드시 이기겠단 의지의 표현하고, 동시에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을 촉구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또 "내가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안 대표가 야권 최종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배수진을 치고 여론 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안 대표 '길들이기'를 시도 중인 모양새다.

안 대표와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있었던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하나가 되는 게 당연히 맞다"며 "안 대표가 우리 당에 들어와서 기호 2번을 달고 나가는 게 승리에 도움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미 양당 합당을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대표를 흡수하지 못하면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나 능력이 저평가 받을 공산이 크다. 최종 단일 후보에 안 대표가 오르면 제1야당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단 점에서도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최종 경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고 안 대표가 패배하면 국민의당은 존립 위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권 재편 논의가 나오면 국민의힘 위주로 진행하고, 국민의당의 정치적 지분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기도 하다. 안 대표 정치적 입지도 급격히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사활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