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문제로 발전에 지장 초래"… 문 대통령, 삼일절 日 훈계
"과거 문제로 발전에 지장 초래"… 문 대통령, 삼일절 日 훈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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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피해자 중심주의 해결책 모색할 것"… 日 전범 문제 '우회' 비판
北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 촉구… "역내 국가와 교류하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신항 다목적 부두에 위치한 해양대학교 실습선 선상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신항 다목적 부두에 위치한 해양대학교 실습선 선상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한일관계 경색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일본의 경제보복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탑골공원에서 실시한 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며 "한국은 과거 식민지의 수치스러운 역사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교훈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 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와,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극복 이후)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이웃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단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화해 메시지를 전했다.

덧붙여 "3·1 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우리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표명했다.

또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역시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예정한 도쿄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출범을 거론하면서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국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와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선 "전략과 물량 확보, 접종 계획과 접종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언제나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다"며 "국민께서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주시고, 백신 접종에 적극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