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시간 번 '쌍용차'…'기대·우려' 공존
회생 시간 번 '쌍용차'…'기대·우려' 공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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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오토모티브 P플랜 협의 집중
투자사, 조업 중단 영향 고민 커져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매각 협상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 협상을 이어가며 회생 절차 개시 보류 기한 종료에 대한 걱정 없이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협상 결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회생 절차 개시 결정 보류 기한이 사실상 끝나는 2일까지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 신청과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하며 지난달 28일까지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과 1일이 휴일인 점을 고려하면 ARS 프로그램은 사실상 2일 종료된다.

다만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계속 보류하기로 했다.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어서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법원에서도 보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 협상, P플랜 협의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 신청을 준비 중이다. 쌍용차는 우선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은 뒤 법원에 투자 계약과 채무 변제 방안 등을 담은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P플랜을 신청할 계획이다.

P플랜은 법원이 부실기업의 빚을 신속하게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P플랜을 통해 미리 회생 계획안을 마련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 계획안 제출에만 걸리는 통상 4개월의 회생 절차보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쌍용차는 이달 중순 이내 P플랜을 법원에 신청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까지 순탄하지 않아 P플랜 무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쌍용차가 계획대로 P플랜을 신청하기 위해선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과 채권 삭감에 동의 조건으로 내건 인도중앙은행(RBI)의 최종 승인을 얻어야 한다.

쌍용차는 인도중앙은행의 승인이 나는 대로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고 전체 채권자에 회생 계획안을 공개하는 등 P플랜 돌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P플랜 신청 목표 기한인 이달 중순 안에 인도중앙은행의 최종 승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아직 투자 계약에 대한 확약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도중앙은행 승인 문제와 별개로 투자 계약 자체가 늦어질 수도 있다.

투자 계약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 대금을 조달하는 곳으로 알려진 캐나다와 중동 3곳의 투자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쌍용차의 조업 중단 영향 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일부 부품 협력업체가 미지급 대금 결제를 요구하며 납품을 거부한 탓에 지난 달 단 3일만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많은 부품 협력사들이 납품 의사를 밝혀왔고 일부 납품 협력사들도 앞으로 납품에 동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쌍용차를 믿고 계약해주는 고객 분들이 있는데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고 판매 대금을 부품 대금과 운영 자금으로 쓴다면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