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많은데 돈이 안 돼"…현대건설, 수익성 관리 고전
"일은 많은데 돈이 안 돼"…현대건설, 수익성 관리 고전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3.0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영업이익률, 코스피 상장 시평 상위 5개 건설사 중 최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해외 사업'선 매출원가율 100% 넘기도
서울시 중구 현대건설 본사 전경. (사진=현대건설)
서울시 중구 현대건설 본사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수익성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률이 3%대로 추락하면서 코스피에 상장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비효율적인 수익 구조를 드러냈다. 특히, 해외 사업은 최근 몇 년 매출원가율이 100%를 넘나들고 있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게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2일 현대건설과 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현대건설의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률은 3.2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4.98% 대비 1.75%p 하락한 수치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16조9709억원으로, 전년 17조2788억원 대비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8597억원 대비 36.1% 하락한 5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 비용 선반영 등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면서 작년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코스피에 상장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작년 상위 5대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은 DL이앤씨가 11.5%로 가장 높았고 △GS건설 7.3% △대우건설 6.9% △삼성물산 건설부문 4.3% △현대건설 3.2% 순이었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지난 2016년에 영업이익률 5.62%를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이 수치를 5.84%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5.02%, 4.98%로 하향세를 나타냈고, 작년에는 3%대까지 내려앉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 감소세에는 과거에 수주한 저수익성 해외 사업의 매출원가율 상승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플랜트나 토목 등 부문이 영향을 미쳤다. 해외 현장에서 원가율이 100%를 넘는 등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며 "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감소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대부분 해외 부문이 영향을 미쳤다. 과거 수주한 저수익성 프로젝트에서 원가율이 올라가면서 영업이익률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수주 단계에서 출혈경쟁 부분도 있고, 기상이변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한 공기 지연, 비용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해외 매출액은 코스피 상장 시평 상위 5개사 중 가장 많다. 작년 현대건설은 해외에서 5조9278억원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는 시평 순위 1위이자 해외 매출 순위 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해외 매출 3조8720억원 대비 53.1% 많은 수준이다. 10조4904억원에 달하는 작년 해외 신규수주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3조2650억원보다 3배가량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해외 부문의 원가율 상승은 전체 매출원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건설의 전체 매출원가율은 지난 2017년 89.5%까지 낮아진 이후, 2018년 90.1%, 2019년 90.2%, 2020년 91.8%까지 지속해서 상승했다. 특히, 해외 부문 매출원가율은 2018년 4분기 99.6%에서 2019년 4분기 105.7%, 2020년 2분기 104.1%를 기록하는 등 100%를 넘나들고 있다.

올해 초 투자업계가 내놓은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3.9~4.9%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린 작년에서 대대적인 반등보다는 서서히 회복해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욱 연구원은 "과거 저수익성 프로젝트들이 코로나 때문에 밀리면서 올해나 내년 초 정도까지 다 끝난다고 한다"며 "재작년 사우디 마르잔이나 작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와 파나마 메트로 등 큰 규모 건들이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프로젝트 믹스 개선이 기대되고, 이는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진성 KTB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일단 회복세로 접어드는 시기로 전망하고 있다"며 "작년에 코로나 관련 비용이 많이 반영돼, 올해는 그런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줄 거라 보고 있고, 다른 사업 부분들도 전반적으로 원가율이 개선될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south@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