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인플레 우려 크지 않아…수요 회복 관건"
[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인플레 우려 크지 않아…수요 회복 관건"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2.25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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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 자금쏠림·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우려도 커
국고채 장기금리상승 미국 영향 커…대출금리 상승폭은 제한적 진단
이주열 한은 총재가 25일 열린 한은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유튜브)
이주열 한은 총재가 25일 열린 한은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유튜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10년물 국채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과도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에는 복합적 요인이 있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과 국내 구조적 요인 등에 따라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어 현재 상승세가 지속성을 띌 것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는 견해다.

또, 최근에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과 가계부채 증가세로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인플레이션 우려 못지 않으며, 국고채 장기금리 상승세는 수급 우려도 있었지만 미국 바이든 정부 재정확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나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조절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최근의 금리 상승은 장기시장금리 위주로 나타난 반면, 전체 은행대출 금리를 보면 단기금리가 안정세를 보여 기업·가계부채 부담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언에서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는 통화정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간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25일 열린 한은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기자들의 질문과 이 총재의 답변이다. 

Q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진단과 함께 시장 반응에 대한 평가는? 

최근 대외환경 변화로 국제 원가재 가격 상승을 예로 들었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은 3가지 요인에 기인한다고 본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높아진 것이 주된 이유고, 공급 측면에서의 애로도 있다. 기상 이변에 따른 곡물 작황 부진, 일부 원자재 채굴 차질, OPEC+ 감산, 이에 따른 공급 측면 요인이 있었다. 

또 하나는 소위 글로벌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폄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대된 것으로, 크게 3가지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요인을 보고 있다. 

물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당연히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어질 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 수요 회복이 나타날 지, 약간의 코로나19 전개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개별 품목별 공급 체계도 향방을 단정적으로 가늠할 수 없다.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분명히 상승 요인은 있고, 물가상승 압력은 있지만, 지속성을 띌 것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Q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공포 얘기가 나왔지만 연준도 인플레이션 위험은 미미하다고 했다. 상향조정된 물가 전망치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좋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데 동의하는지? 

인플레 논쟁이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데, 잘 아시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함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로 볼 수 있는 BEI(기대인플레이션율)가 2%를 넘어섰다. 

그래서 논쟁이 일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기부양책 규모로 인해 큰 폭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전에 낮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일시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지속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조심스럽긴 한게, 본격적 수요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전개 양상 불확실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렇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경제활동 재개 시 억눌렸던 소비가 짧은 시일 내에 분출하는,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소비가 살아나게 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지속성을 아직까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좋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동의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틀전 파월 연준 의장이 상원 증언에서 인플레이션 발생이 좋은 문제(good problem)이 될 수 있다고 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다. 

파월 의장 발언은 경기 개선 과정에서 소비 회복과 함께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은 그간 저인플레를 우려했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좋은 현상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한은이 올해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대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전보다 물가전망을 조금 높인 것은 유가 등에 따른 공급 요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앞으로 예상되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1%대 물가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려고 한다. 

Q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변동은 없는지, 다른 목표제 도입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궁금하다.  

한은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도 통화정책 운영 체계 개선 방안을 주의 깊게 검토했고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현재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만한 대안에 대한 공감대가 전 세계적으로 형성돼있지 않고 있고, 중요한 시사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정책으로 평균물가목표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여부도 봐야할 것이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가 잘 정착될지 여부라든지, 다른 나라 사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은은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Q 오늘 발표된 경제전망과 관련,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조정이 없어서 한은이 타 기관 대비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 수정에 4차 재난지원금과 추경, 코로나19 백신 보급 상황 등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궁금하다. 

작년 11월(석달 전)에 봤던 3%를 유지했다. 수출이 작년 하반기부터 나아졌고, 올해에도 주요국에서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적극적인 부양책이 나오면서 글로벌 교역조건이 나아졌는 점에서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사실상 백신 접종은 정부 방역당국의 전망치를 수용했다. 올해 11월에 가서는 집단면역까지 간다는 방역당국의 계획 및 전망을 반영했다.

다만, 추경은 지출 내역이 확정되지 않아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만약 추경 확정 및 집행 시 이 부분은 성장전망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최근 민간소비는 부진하고 수출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대면 서비스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그래서 해당 분야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겨울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생각보다 심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됐고,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 면이 있다. 

그래서 소비가 지난번 전망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이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 진전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지 현재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에도 언급했지만, 앞으로 우리경기 회복세가 어느정도 강도를 갖는지 결국 소비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는 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Q 올해 물가전망치를 0.3%p 높였고 내년 물가전망은 0.1%p 하향 조정했는데 이에 대한 배경은?

배경은 지난 전망에 비해 여건 변화를 말씀드렸는데, 기상악화와 국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 상승 등을 반영했다. 

내년에는 사실상 물가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내년이 조금 낮아진 것은 금리가 높아지면, 자연히 기술적인 요인이지만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요인이 내년도 물가 전망을 낮춘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관련 오히려 일각에서는 물가가 반짝 반등하기는 했지만 저금리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는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상당 기간 동안 통화정책을 큰 폭으로 완화적 운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지 못하고, 또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0%대 머물러 있는, 그래서 당연히 이런 우려를 제기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실은 경기회복세가 생각보다 빨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라기보다는, 사실상 코로나19라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물가의 경우도 저인플레이션은 경기 요인 외에 고령화라든지 온라인 거래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완만하기는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이런 점들을 두루 고려해본다면 현재가 유동성 함정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기준금리 관련, 앞서 제기된 인플레 압력 상승 가능성,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과 관련해 한은이 올해나 내년에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조절에 나설 수 있을지, 물가 외 주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백신 접종이 전국민에 확대되고 이에 따른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된다고 한다면,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현재 미국에서도 그렇듯 관련 논의나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또, 더욱이 최근에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큰 폭 증가세로 이에 따라 금융안정 리스크 우려도 인플레이션 우려 못지 않게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상황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떻게 될 지 변이 바이러스라든지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든지 본격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은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모두 발언에서 말했지만 통화정책은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는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전체적인 통화정책 기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현재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Q 국채시장 진단 관련, 국내 금리 상승 요인 중에는 국고채 수급 우려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 간에 차이가 50bp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 이상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격차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는지, 그리고 장단기 금리 차 확대에 대한 시각은 어떠한지? 

국고채 금리 추세와 관련해서 시장의 관심도 높고, 한국은행도 예의주시 중이다. 최근에는 국고채 금리가 수급 우려가 같이 더해져서 장기물 중심으로 큰 폭 상승했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확대됐다. 

장기금리 상승과 그에 따른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현재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어떻게 보면 지금은 글로벌한 현상이 됐다. 

특히, 미국의 장기금리가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다. 바이든 신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부양책을 펴고 있고, 그에 따라서 경기 또는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가 높아져서 미국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이것이 국내 장기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장기금리 변동은 국내외 경제상황과 국내 채권시장 수급 여건에도 영향을 받지만, 주요국 특히 미국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그래서 현재 장단기 금리차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지 아닌지는 단정적 판단이 대단히 어렵다. 다만, 국고채 3년물 기준 50bp는 과거 금융위기 이후 평균 대비해보면 다소 높은 수준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Q 시장금리 상승이 가계의 차입금 상환 부담을 높이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부상했다고 보는지?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연동돼서 결정되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가계 기업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 부동산 자산가격도 조정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최근 장기국고채 금리가 상당폭 상승했지만, 전체 은행대출 금리를 보면 단기금리가 안정세를 보여서 대출금리의 상승폭은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가계대출 준거 금리가 코픽스인데, 코픽스는 단기금리 영향에 주로 영향을 받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대출 금리의 경우도 1년 이하 은행채라든지 CD금리에 연동돼 있어서 장기금리 상승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한다면, 어떤 경로를 거치든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부담이 커지고 또, 주식이라든지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Q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인데 전망이 있다면? 

주가 향방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여러 상황에 따라 변동성은 이어지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는 이날로부터 한 달 전인 25일로 3200선을 넘었는데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상방·하방요인이 부딪히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내주식 시장 앞으로 움직임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격차를 지적하는데, 특히 증시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대가 선반영됐기 때문에 이런 기대가 바뀌면 당연히 변동성은 높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