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일생 의례'책으로 발간
'한국인의 일생 의례'책으로 발간
  • 신아일보
  • 승인 2009.07.16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한 개인이 살면서 겪는 ‘일생의례’를 조사한 '한국인의 일생의례(충남/전북, 2권)'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한국인의 전통적 기층문화를 이해하고자 추진하는 '전국 민속종합조사 사업'의 세 번째 조사 주제인 ‘일생의례’에 대한 첫 현지조사 결과물이다.

‘일생의례’는 한 개인이 일생을 따라 거치는 문화적 단계다.

각 단계는 문화적으로 규정되고 해석되며, 적절한 의례가 수반된다.

우리가 출생·혼례·상례·제례 등으로 대표되는 ‘일생의례’에 주목하는 것은 이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코드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전통적 생활습관을 기억하고 있고,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70대 안팎 세대에게서 수집한 자료는 과거는 물론 현대의 결혼과 회갑연(回甲宴)이 어떤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아이를 낳으면 왜 금줄을 칠까? 출산의 두려움과 고통을 우리 어머니들은 어떻게 이겨냈을까? 또,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당시에 어떤 절차로 혼인했고, 이때 주고받은 사주단자나 혼서지는 어떤 의미였을까? 서양식으로 결혼식하면서도 반드시 폐백의례를 하는 이유와 초상집에서 상주와 문상객들이 밤을 지새우는 이유는 뭘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요즘도 결혼식 전에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함을 보낸다.

함 안에는 혼서지(婚書紙) 혹은 사주(四柱) 등을 넣어서 보내는데, 이것이 혼인의 증명서가 되며, 심지어 사후(死後)에 부부를 다시 만나게 하는 증표가 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아는 젊은 사람은 드물다.

또, 폐백(幣帛)은 신부가 친정에서 혼례식을 치르는 전통 때문에 예식 후에 시댁에 가서 신랑 부모를 처음으로 알현하던 의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양가(兩家) 부모가 함께 있는 예식장에서 그대로 행해지고 있다.

이는 전통의례가 우리 삶과 정신에 아직 까지 배여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생의례 조사는 각 시·군에서 2~3개 지역(동·리)을 선정하여 조사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일생의례 양상을 미시적으로 파악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일생의례’를 주제로 세밀한 ‘문화권’ 설정까지도 가능하게 한다.

이 책은 전국 일생의례에 대한 종합적 현지조사 보고서의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2010년까지 조사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앞서 발간된 두 권을 포함해 모두 아홉 권의 지역별 보고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비매품이며, 전국의 국·공립도서관과 연구소 웹 사이트(www.nrich.go.kr)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