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막힌 동거…밤샘 농성
여야, 기막힌 동거…밤샘 농성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07.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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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희생 각오 미디어법등 통과 시키겠다”
민주‘의원 점거조’구성…“법안 상정 막겠다”

미디어법과 비정규직 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사상 초유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가 계속되고 있다.

양당은 15일 낮 본회의 산회 직후 상대 당의 의장석 점거를 저지하기 위한 농성전에 돌입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야의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25일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야 동시 농성에 대해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작년처럼 국회문을 걸어 잠그고 장기간 농성에 들어갔고 쇠사슬과 로프로 폭력사태 유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하는 것 뿐이다” 라며 “정상적으로 법안이 표결처리 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미디어법과 비 정규직법을 통과 시키겠다” 며 “통과시키지 못하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한나라당이 미디어 법 날치기 처리를 통한 언론 장악을 위해 본회의장 점거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며, 모든 것을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야 파국을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미디어법처리와 의사일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미디어 법 논의를 위해 소집된 문방위의 경우 민주당이 한나라당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비해, 회의장 봉쇄에 나서면서 지난 12일 등원 결정 이후 현재까지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은 제헌절을 앞두고 16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풀것을 요청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 점거를 위해 구성한 '비상대기조' 명단이 확인됐다.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조 문건에 따르면 국회의원 전체 84명 중 정세균 대표 등을 제외한 78명이 3개조로 나눠 점거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5일 오후 1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는 홍영표 백재현 의원 등 23명이 팀을 이뤄 철야 점거를 시작했다.

이어 김영록 우제창 의원 등 24명이 2조로 구성돼 오후 3시까지 점거를 이어가며 오후 10시까지는 3조인 박은수 전혜숙 김재윤 의원 등 23명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같은 시간대로 이날 철야 점거는 2조가, 17일에는 3조와 1조가 각각 본회의장을 점거할 예정이며 19일에는 전원 대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패턴으로 20일 오전 8시까지의 점거 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최대 관건인 언론관계법과 관련,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민주당 위원 8명이 교대로 문방위 앞을 지키며 한나라당의 단독 상임위 개최 및 법안 상정을 막아낼 방침이다.

앞서 본회의장 점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5일에는 한나라당의 '밀어붙이기 작전조'가 공개됐다.

한나라당의 '국회 핵심법안 처리 운용계획안'에는 상임위별로 구성된 총 4개조가 24일까지 민주당의 단상 점거를 저지하는 한편 언론법의 직권상정 강행 처리를 위해 비상대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