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수십년생 벚나무 폭우로 유실
완주군 수십년생 벚나무 폭우로 유실
  • 완주/김선용기자
  • 승인 2009.07.16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부실공사등 안일한 관리 ‘한몫’
벚나무·제방 등 피해액 5억여원 추산

완주군의 벚꽃터널로 유명한 수십년생 벚나무들이 이번 폭우로 유실되는 사태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16일 전북 완주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30분 사이에 내린 폭우로 송광사 오도천변에 식재돼 있는 벚나무 11수가 뿌리 채 뽑혀 하천에 떠내려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폭우로 인해 유실된 벚나무와 제방 등의 피해액은 5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벚나무들이 유실된 곳은 봄철이면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십만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완주 송광사 인근 하천으로 벚나무들은 수령이 수십년 이상 된 것들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에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라고 하지만 벚나무들이 뿌리 채 힘없이 뽑혀나간 이면에는 부실한 공사와 안일한 관리가 한몫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완주군은 해당 하천에 수해가 상습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총 사업비 95억원을 투입해 내년 12월 준공 목표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인 J건설은 공사를 하면서 수해에 대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다 수십년 이상 수목들을 이번 폭우로 떠내려 보내고 말았다.

결국 J건설이 하천변 끝에 돌무더기를 쌓는 공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굴삭기가 자연적인 지형을 건드려 폭우에 휩쓸리면서 벚나무도 함께 떠내려 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최소한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공사를 멈췄어야 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마을의 상징이고,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던 벚나무들이 어처구니없는 공사와 관리에 유실돼 너무나 속이 상하다"면서 "최근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별다른 안전 조치도 없이 공사를 강행한 것이 화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명 관광지의 수십년 수목이 부실한 공사와 감독에 의해 사라졌음에도 시공사와 감독기관은 하늘탓만 늘어놓고 있다.

공사 현장소장 A씨는 "나름대로 비가 많이 내릴 것에 대비를 하긴 했는데 워낙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장비와 인원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지만 미쳐 손 쓸 새가 없었다"고 말해다.

한편 완주군 관계자는 "나름대로 관리를 했는데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