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좇다 탈난다'…편의점 이색 상품 도마에 오른다
'재미 좇다 탈난다'…편의점 이색 상품 도마에 오른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2.2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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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약 초콜릿·유성매직 음료 등 인기…"실제 제품과 혼동"
식약처 "법률 등 다각적 검토 중"…소비자원도 사태 인지
편의점업체들이 내놓은 컬래버레이션 상품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각 사)
편의점업체들이 내놓은 컬래버레이션 상품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CU 말표 구두약 컬래버레이션 상품 6종, CU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 세븐일레븐 천마표 기획세트, GS25 유어스모나미매직스파클링 2종.(사진=각 사)

“위해성과 표현의 자유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서 관련 법률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편의점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대한 위해성 여부에 대해 “관련 법률을 정비하는 등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가 MZ세대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펀슈머(물건 구매 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Fun+Consumer)’를 공략하려는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CU는 이달 1일 ‘말표’ 구두약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총 6종 선보였다. 이 상품들은 말표 구두약을 모티브로 만든 다양한 패키지에 가나초콜릿, 빈츠, 크런치, 오레오 등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 중 ‘구두약팩’과 ‘말표 초코빈’은 실제 구두약 틴 케이스에 상품을 구성한 상품이다.

CU는 앞서 1월에 바둑알과 바둑알통, 바둑판까지 추가로 구성한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을 출시했다. 언제 어디서나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단 게 CU의 설명이다.

GS25는 모나미와 공동 개발한 ‘유어스모나미매직블랙스파클링’, ‘유어스모나미매직레드스파클링’ 등 음료 2종을 이달 18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모나미매직’ 외형의 특징을 살린 음료 병에 모나미매직 고유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매직의 잉크 색상까지 완벽하게 표현해 마치 대형 모나미매직이 새롭게 출시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라고 자평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1일 시멘트 브랜드 ‘천마표’와 협업, 천마표시멘트 포대자루 모양을 패키지에 그대로 활용한 ‘천마표시멘트팝콘’과 초콜릿을 담은 ‘천마표 기획세트’를 내놨다.

이를 두고 가잼비 상품의 일부가 초콜릿·음료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들의 혼동을 초래, 실제 구두약·유성매직 등을 컬래버레이션 상품으로 오인하게 해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다수의 누리꾼들은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사먹다 보면 실제 제품들과 혼동할 수 있어 걱정된다”, “먹어선 안 되는 화학약품 첨가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해 식품을 만드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없는 실정이라니”, “애들이 구두약을 초콜릿인 줄 알고 먹거나 잉크를 음료인 줄 알고 빨아 먹으면 어떻게 하나”, “먹어도 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 생활 속 인상을 통해 구분되는데, (이 상품들은) 이런 규칙을 헤집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식약처는 법률 재정비 등 검토에 나섰다.

식약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일반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과 달리 관할 식약청에 신고만으로도 판매가 가능하다. 또 표시에 대한 지침도 따로 없다”며 “상황을 인지했으며 이에 따라 법률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인으로 인한 안전·위해성 문제도 있지만 표현의 자유도 있어, 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컬래버레이션의 안전문제에 대해 인식했다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대한) 위해정보 수집 사례가 없어 사실관계 확인이나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표기가 잘못됐거나 표시광고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우려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지켜보다가 사회적 이슈가 되거나 우려가 더 심각해지면 그땐 선제적으로 나설 순 있다”고 설명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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