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설계사 'GA 영업 규정 문서화' 요구에 "출범 전 공지"
한화생명, 설계사 'GA 영업 규정 문서화' 요구에 "출범 전 공지"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2.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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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명목 위로금 지급 요청에는 "난감한 상황"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지난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한화생명 GA 분리 관련 협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최지혜 기자)

한화생명 설계사 노조가 자회사형 GA 설립에 따른 영업·수수료 규정 문서화를 요구한 것에 대해 사측이 GA 출범 전에 관련 규정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4월1일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한다.

한화생명 사측은 지난 2일 정규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GA 설립 관련 합의안을 도출한 데 이어 최근 구도교 영업총괄 전무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등 GA 출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 소속 설계사들과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지난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자회사형 GA 설립 관련 협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일방적인 보험판매 수수료 삭감 철회 △GA 분리 과정에 따른 보험판매 영업·수수료 규정 문서화 △GA 분리 시 위로금 지급 △5년간의 고용 보장을 주장했다.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측이 올해 1월 일방적으로 삭감한 설계사들의 보험판매 수수료를 원상복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근거 없이 'GA로 이동하면 좋아진다' 말하는데 사측은 보험설계사 노조와 협상할 수 있도록 주장하는 내용을 문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사측은 판매 수수료 삭감은 일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노조가 지적하는 수수료 인하는 수수료 자체를 낮춘 것이 아니라 상품별 수수료 평가 환산율을 조정한 것으로, 전략적으로 환산율을 낮춘 상품도 있고 높인 상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산율이 높은 상품을 많이 팔수록 보험설계사는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판매 수수료 개정이 있을 때는 위촉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설계사분들에게 한 달 전부터 여러 차례 공지하고 있다"며 "설계사 노조가 말하는 수수료 인하 내용은 보험판매 수수료가 아닌 환산율로, 이는 회사 전략에 따라 변경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GA가 출범하는 4월1일 전까지는 공지를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영업·수수료 규정에 대해 먼저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지난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한화생명 GA 분리 관련 협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최지혜 기자)

또, 한화생명지회는 자회사형 GA로 넘어가는 정규직에게 퇴직금을 주듯이 설계사에게도 위로금을 지급하고, 5년간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김준희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장은 "10년, 20년을 일해도 단 한 푼의 퇴직금이 없어 GA 전환에 따른 위로금 지급을 요구한다"며 "정규직을 대상으로 5년간 고용 보장하는 내용을 타결한 만큼 보험설계사에 대해서도 5년간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사측은 정규직 노조와 GA 설립 시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현재 근로조건을 유지하는 내용에 합의했지만, 설계사 노조와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화생명지회는 사측에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퇴직금의 경우 사무직은 근로소득을 떼는 정규직원인 데 반해 보험설계사분들은 자영업자 신분으로 일한 만큼 소득을 받아 가고 있어 인센티브나 퇴직금(위로금) 지급 요구에 대해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hoi133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