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저출산 이야기 ㉞ - 자녀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기고칼럼] 저출산 이야기 ㉞ - 자녀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 신아일보
  • 승인 2021.02.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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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성인이 되면 많은 돈을 벌거나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다. 아이가 재미도 주고 행복도 준다지만 그 정도는 강아지도 한다. 농경시대에는 자녀가 커서 부모를 부양했지만 지금은 부모를 부양하는 자녀는 없다. 아이를 낳아 키웠을 때 기대되는 이익이 없는 것이다. 결혼을 했으면 아이는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 낳는 데, 키우는 수고가 상당해 더 이상 낳지 않는다. 이와 같이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으며 출산과 양육에 따른 이익이 없다. 자녀에게 많은 비용과 수고가 들어가는데 이익은 없는 것이다. 가치가 있어야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데 가치가 없으니 구매하지 않는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녀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녀가 있음으로써 행복하고, 욕구가 충족되고, 이익이 되게 해야 한다.

자녀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가 납부하는 소득세를 부모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과거 농경시대에 자녀가 농사를 지어 부모를 부양한 것처럼 자녀가 취직해 월급을 타면 납부하는 소득세를 부모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녀는 자신이 납부하는 소득세가 부모에게 지급돼 좋고, 부모는 자녀가 납부하는 소득세를 월급처럼 받아 좋다. 자녀가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출산율이 상승해 인구 감소 문제가 해결돼 좋고, 출산율이 상승해 경제가 좋아져 궁극에는 세수가 증가하니 좋다. 또한 고갈이 예상되는 국민연금을 대체할 수 있어 좋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이 방법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세수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2018년 소득세수가 전체의 약 30.4%인 86조 정도 되는데, 부모가 없는 사람이 납부한 소득세는 국고에 들어가고, 부모도 소득세를 내게 되니 실제 세수 손실은 60조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출산 고령화 정책 예산이 60조원에 가까우니 실제 세수 손실은 거의 없다. 만약 세수 손실이 크다면, 부모에게 지급되는 비율을 조정해 해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출산율 상승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세수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는, 빈부 격차가 커진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의 자녀가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 소득이 높을 것이므로 부가 대물림 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서민층에 장학금을 확대하고 교육제도를 보완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

두 번째 방법은 자녀 한 명당 2억원씩의 부모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2020년 저출산 예산은 40.2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을 출생아수 27만5815명으로 나누면 1억4500만원이 된다. 고령화 예산까지 더하면 57조원이 되는데, 출생아 한명당 2억600만원이 된다. 이 예산에서 자녀 한명당 2억원을 부모에게 수당으로 주는 것이다. 수당을 자녀가 태어났을 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노인이 됐을 때 지급하는 것이 좋다. 자녀를 셋 두면 노년에 6억원을 받아 돈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 이 방법은 모든 부모에게 자녀의 수에 따라 같은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부의 대물림과 같은 사회 갈등을 피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함으로써 국민연금 고갈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공무원과 공기업 채용시 자녀의 수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공무원과 공기업은 선망 받는 직장이고, 공무원이 모범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승진시에도 자녀 수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한다.

네 번째 방법은 이스라엘과 같이 자녀의 수에 따라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자녀 한 명당 6개월씩 단축해 자녀가 셋인 경우에는 1년 6개월의 국방의무를 면제한다. 이 방법을 시행하면 당장은 군병력이 감소하겠지만 출산율이 상승해 장기적으로는 군병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조혼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 밖에도 부모에게 이익이 가도록 해 자녀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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