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위로지원금' 두고 야당·여론 공분… "블랙코미디"
文 '국민위로지원금' 두고 야당·여론 공분… "블랙코미디"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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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권주자·시장후보 일제히 '국민위로지원금' 맹비난
온라인서도 "분위기에 휩쓸려 나온 실언" 비판 쏟아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위로지원금' 검토를 두고 야당과 여론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4차 재난지원금 판까지 키운 상황에서 '책임감이 없다'는 공분이 전반위로 드러나고 있다.

21일 야권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전날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 "코로나에서 벗어나면 포퓰리즘(인기몰이 정책)이 아니라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은 정확히 맞는 말"이라고 동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경기진작용 지원금을 거론하자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지원금, 국민 사기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알렸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겠는가"라며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란 얘길 듣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오면 지난 4년간 고삐 풀린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하지만,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며 "국채발행을 걱정하다가 기획재정부를 그만 둔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일부 주자도 입을 열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가 다가오니 다급한 마음에 '우리 찍어주면 돈 주겠다'와 다를 바 없는 매표를 하고 있다"며 "또 국민 돈을 갖고 생색내실 건가"라고 비난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으쌰으쌰 국민을 위로하겠다고 생색을 내는 것도 블랙코미디(악적희극)"라며 "누가 봐도 문재인 정부의 시간표는 달도, 해도 선거에 맞춰 뜨고 지게 할 기세"라고 풍자했다.

국민의힘에서 경제통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희숙 의원의 경우 "국민위로금 감사하다, 개인 재산으로 주실 것이죠"라며 "이 정부는 국민에게 잠시 위임받은 권력을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예령 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은 백지수표만 남발하지 말고 신속히 손실보상 대책 마련에 나서 달라"며 "오늘도 우리 국민은 힘겨운 고비를 넘고 있는데 '역대 가장 좋은 성과'라는 자화자찬을 할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담회에선 자찬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금처럼 우리 당이 대표와 지도부를 중심으로 잘 단합하고, 또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이 활발한 논의로 한마음을 만들면서 이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국민께서도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계시면서도 집권 여당의 안정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든든하게 생각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발표된 가계동향조사에서도 그동안의 노력이 지표로 확인이 됐다"며 "경기 악화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감소했지만, 적극적이고 신속한 재정 정책으로 이전소득이 많이 증가해 모든 분위에서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인사말이 끝나자 이 대표는 "전례 없는 코로나 위기에 임해서 대통령께서 정부를 잘 지도하시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주시는 노고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현재 당정이 논의 중인 4차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에게 최대 600만원을, 대리운전기사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 취약 계층에게도 최대 200만원의 생계 안정 지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당정 논의 추이를 보면 4차 재난지원금 전체 규모는 최소 12조원에서 최대 15조원이다.

여권의 연이은 현금 살포에 온라인에서도 '어이가 없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온 헛소리, 나라를 아예 빚더미에 올리려고 작정을 했다, 베푸는 척 하지 말고 한 실정과 실책에 대한 책임이나 져라, 어린이 속이는 것도 아니고, 미쳤구나, 매표는 매국이나 다름없다' 등의 고언이 나오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