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세금일자리' 등 물량공세… 돈 쓰고 민심 잃는 文
'재난지원금·세금일자리' 등 물량공세… 돈 쓰고 민심 잃는 文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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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연일 정책 '자찬'하면서도 정부 '닦달' 분위기
국민의힘 "현실 감각 되찾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차 재난지원금이 빠르게 지급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난 1일 수석·보좌관 회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15일 수보회의)

"국민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야가 건설 현장에서의 산재 사망 사고다. 이 역시 우리 정부 들어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부동산 시장 불안정과 코로나19 재확산에 이어 고용참사까지 삼중고가 겹치면서 야당의 공세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자찬하는 동시에 책임은 회피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여론은 더욱 흔들리는 분위기다.

17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경제지표가 매우 심상치 않다"며 "내년 나라빚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당은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어서 성난 민심에 더 기름을 붓는 상황"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전날 문 대통령이 '90만개 직접 일자리 창출'을 공언한 것을 두고 "현실을 도외시하고 현실 감각을 되찾지 못하는 한 경제지표도 고용지표도 계속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선 영업 손실보상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같은 당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기적 같은 선방'이라더니 '고용 대참사'는 대통령 눈에도 심상치 않았던 모양"이라며 "(문 대통령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위기'라며 '특단의 고용 대책'을 지시했다"고 복기했다.

국민의힘 경제통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희숙 의원도 "선거철에 맞춰 돈만 뿌리고, 그 덕에 '노동시장이 개선됐다'고 팡파르(축하)를 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정책을 자찬하면서 실책은 에둘러 인정하고 있다는 게 정계 일각의 평가다.

지난 1일 수보회의 때는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3차 재난지원금이 빠르게 지급되고 있다"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피해를 막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손실과 고통을 나누는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산업재해 역시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당시 수보회의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제정하는 등 산재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대폭 강화했다"면서도 "체감되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산재 예방 기구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재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재와 관련한 지적은 지난 16일에도 나왔다는 점은 정부가 여전히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지난 8일 수보회의에선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서 확인됐듯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내세우면서도 "이러한 우수한 지표가 당장 하루하루 어려운 국민에게 현실적인 위로가 될 순 없을 것"이라며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정부에 당부하는 말의 빈도 수가 갈수록 높아지자 이와 비례해 민심도 불안정한 분위기다.

알앤써치 여론조사 결과(15~16일 데일리안 의뢰,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1월 넷째 주 정례조사 때보다 2.7%포인트 하락한 40.9%다. 부정평가는 3.8%p 오른 55.2%다. (응답률 5.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