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NG "일감 줄이고 이익 늘린다"…불안한 업황에 '내실경영 강화'
삼성ENG "일감 줄이고 이익 늘린다"…불안한 업황에 '내실경영 강화'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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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주 목표, 작년 실적 대비 37% 낮추며 보수적 방향 설정
곳간 채운 알짜 사업 믿고 '영업이익' 목표치는 11% 올려 잡아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수주 목표액을 작년 대비 37% 낮은 6조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는 전년 대비 각각 1.1%와 11.1% 높게 잡았다. 코로나19 등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책정했지만, 기존에 수주한 알짜 해외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신규 사업 수주 목표치를 작년 수주 실적 9조6009억원 대비 37.5% 적은 6조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수주 실적은 2019년 수주액 7조483억원 대비 36.2% 늘어난 규모다. 전년 대비 실적은 늘었지만, 연간 수주 목표 10조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유가 변동성과 코로나19 등 상황을 고려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며 "내실경영 일환으로 매출과 비슷한 수준의 수주 목표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매출 6조7251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외 플랜트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기반해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해석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보유한 실적 파이프라인(지속적 성과 창출 기반) 대비 수주 목표가 다소 낮게 책정된 것 같다"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 여부는 앞으로 국내외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도 "회사가 제시한 수주 가이던스 자체는 보수적으로 보인다"며 "화공과 비화공 부문에서 각각 보유한 파이프라인 대비 회사가 산업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목표를 낮춘 것과 달리 매출·영업이익 목표는 작년 실적 대비 각각 1.1%와 11.1% 높은 6조8000억원과 3900억원으로 설정했다. 신규 수주를 줄이되 이익은 늘리는 내실화 전략을 편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매출 대비 목표 영업이익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도 현재 진행 중인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극대화 시킨다는 의지"라며 "작년 수주한 멕시코 현장과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등 대규모 현장 모두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는 만큼 기본 설계단계부터 이익이 발생해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조1000억원 규모 '하위야 우니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10월에는 멕시코에서 4조5000억원 규모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를 따냈다. 두 사업장 모두 삼성엔지니어링이 EPC를 모두 수행하는 현장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수주 잔고가 특별한 변수 없이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매출·영업이익 목표를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봤다.

라진성 연구원은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은 기존 수주 잔고에서 인식되는 시기 등을 감안해 잡았을 것"이라며 "올해 착공에 들어가는 현장들이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일회성 요인이 없다면 연초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저가 수주 프로젝트들이 종료되고, 작년 수주한 고가 프로젝트들이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인 만큼 실적 가이던스는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고가 프로젝트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공을 들여온 사업장인 만큼 매출 대비 마진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