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궁에 까칠해진 홍남기… "여당서 얻어터지고 분풀이냐"
野 추궁에 까칠해진 홍남기… "여당서 얻어터지고 분풀이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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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다음번 추경은 말씀드릴 수 없다"
김태흠 "태도가 그게 뭔가… 싸우러 왔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한테 여기서 얻어터지고, 저기서 얻어터지고 분풀이하는 거냐."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 국민이 다 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설전의 발단은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였다.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질의하던 중 "4월 (재·보궐) 선거 전에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여러 논란이 많기 때문에 선별 지원으로 가닥 잡고, 보편 지원은 다음에 하겠다는 식의 얘기가 (여당에서) 나온다"며 "그 다음에 보편 지원에 관한 요구 있을 때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선별 지원은 피해 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게 중점이 돼야 한다"며 "다음번 추경은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방역 상황이나 경기 상황, 회복 상황, 재정 상황을 감안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홍 부총리 의견이다.

홍 부총리는 다만 "개인적인 견해를 물어본다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추 의원은 '반대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며  추궁했고, 홍 부총리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계속 개인적인 의견 물어보니까 전국민 드리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다시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질의에 나선 김태흠 의원은 홍 부총리 답변에 대해 "태도가 그게 뭔가, 여당한테 여기서 얻어터지고 저기서 얻어터지고 와서 여기서 분풀이하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내비쳤고, 김 의원은 "지금 훈계하는 것이냐"며 맞섰다.

김 의원은 "야당 의원이 다음에도 추경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건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러면 재정 당국은 이를 고려해 본예산에 지원금을 편성하든가 해야 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4차 재난지원으로 시끄러운데 선별 지원은 최종 결정된 것이냐" 묻자 홍 부총리는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결정했고, 당에서도 어느 정도 수용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어느 정도 수용을 한 것이냐, 결정이 된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홍 부총리는 "지금 다시 말씀드리지 않느냐, 당에서 수용을 했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당에서 수용을 했다고 확정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며 "지금 싸우려고 왔느냐, 왜 그렇게 불만스럽게 답변하느냐"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홍 부총리 역시 목소리를 높이면서 "명료하게 말씀을 드렸지 않느냐, 명확하게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추경이란 걸 몇 월달에 한다고 지금부터 예고를 하고 하느냐"며 "지금 저보고 2~3차 추경하느냐 물어보면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럼 부총리 그만 두셔야 한다"며 "지금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까지 갈 것 같은지, 세계 경제 흐름은 어떤지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답변이 정말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후 같은 당 서병수 의원도 "추경 한 번 더 할 것이냐 질문이 뭐가 그렇게 비합리적인 질문이라고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냐"라며 "홍 부총리의 답변 태도가 정말 실망스럽기에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지 말라, 추가 추경 질의를 또 한다고 해도 저는 같은 답을 할 것"이라며 "사과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