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로 쏠리는 부산 민심… 與, 설 앞두고 '투트랙' 총력전
野로 쏠리는 부산 민심… 與, 설 앞두고 '투트랙' 총력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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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동남권 신경제 추진 토론회 참석… "보궐선거 승리하자"
김태년은 부산행… "MB·朴 부산시민 꿈과 미래 방해" 네거티브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신경제엔진 추진전략 발표 및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참석자들을 부르고 있다.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가덕신공항 건설촉진 특별법 제정을 위한 원내대표단-부산시당 연석회의장으로 부산시장 보선 경선 후보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신경제엔진 추진전략 발표 및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참석자들을 부르고 있다.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가덕신공항 건설촉진 특별법 제정을 위한 원내대표단-부산시당 연석회의장으로 부산시장 보선 경선 후보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설 명절을 앞에 두고 부산 민심 공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6일까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단 입장이다.

먼저 9일 오전 동남권 신경제 엔진(동력) 추진전략 발표 및 토론회에 참석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달 안에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가덕신공항은 가정사실로 되고, 신공항 이후 부울경(부산·울산·경상남도) 발전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실천이 담보된 계획을 갖고, 부울경 시·도민에게 설명을 드리고 힘을 얻어 실천하자"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정성을 다해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같은 날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산으로 내려가 원내대표단-부산시당 연석회의에 참석해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부산에 총출동한 것은 가덕신공항 건설의 굳은 의지를 부산시민 여러분께 확실히 보여드리기 위함"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이며, 민주당의 일관된 약속"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동남권 관문 공항 사업을 갈팡질팡하면서 부산시민의 꿈과 미래를 방해했다"고 정치적 공세를 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은 가덕도를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늦어진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특별법이 통과돼도 사전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원론적 답변"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사전타당성 조사를 최대한 단축하고 예비타당성조사는 면제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홍익표 정책위원회 의장도 "민주당이 지난 11월 25일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한 후 거의 석 달 가까이 흘렀지만, 야당이 논의에 전혀 동참하지 않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탓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월 국회 기간 중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해 840만 부·울·경 주민의 염원에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같이 부산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설 명절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서의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체 및 당내 후보군 선호도 조사 등에서 다른 여야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서면서 독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시민들이 '정부 견제론'에 무게추가 쏠린 데다 '투표 성향'에 있어서도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사가 높아, 박 전 의원의 뒤를 쫓고 있는 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뒤집기 시도가 힘겨운 모습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뉴스1 의뢰, 7~8일 부산 거주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부산시장 선호도 1위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다. 28.8%를 얻었고, 다음으로 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3%로 2위다. 3위는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으로 8.2%로 나타났다.

박 전 수석은 민주당 김 전 의원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41.0%를 얻어 26.2%에 그친 김 전 의원을 14.8%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와 관련해서도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55.5%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31.1%에 불과하다.

또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차기 부산시장으로 어느 쪽에 투표할 것인가' 질문에도 50.6%가 '제1야당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여당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31.4%로 집계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 20.5%,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부산 지역 정서가 정부 '견제론'으로 쏠리면서 여권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가덕신공항 건설 문제를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가덕도 신공항 '찬성' 의견은 70.1%로, '반대' 22.2%보다 3배 이상 높게 산출됐다.

또 '가덕신공항 건설 문제가 차기 부산시장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8.3%가 '영향 있을 것'이라고 답했는데, '어느 진영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가덕신공항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지 물은 결과 '여당 후보'를 꼽은 비율이 31.2%다. '야당 후보' 15.9%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아무나 관계 없다'는 응답은 46.4%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가덕신공항 문제를 두고 현재 선거판세를 뒤엎을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 전 의원은 "이번에 민주당이 보궐선거 후보를 내지 않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독무대였다고 가정하면 가덕신공항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겠나"라고 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 씌우기에 나섰다.

이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면서 "지난 불행했던 사건에 대해선 피해자와 시민께 정말 죄송하지만, 민주당이 부산을 위해 책임 있는 결정을 해 주셨다고 시민께 보고를 드리고 싶다"고 부각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