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5마리 중 1마리 '살처분'…계란값 두 배 치솟아
산란계 5마리 중 1마리 '살처분'…계란값 두 배 치솟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2.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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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1340여만마리 매몰, 전년比 92% 급등
정부 이달까지 총 4400만개 수입, 가격안정 총력
어느 마트의 계란 매대.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의 계란 매대. (사진=박성은 기자)

정부는 이달 말까지 총 4400만개의 계란을 수입해 수급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계란 가격은 설을 앞두고 전국적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대량의 산란계(알 낳는 닭) 살처분으로 급격히 치솟고 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두고 계란 가격은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5일 16시 현재 계란 특란(10개 기준) 산지가격은 1933원으로 지난해 동월 평균치인 1005원과 비교해 92.3% 올랐다. 소비자가격은 2477원으로 99.5% 급상승했다. 

지난 설 때엔 대형마트 기준 계란 한 판(특란 30구)에 평균 4000~5000원대였으나, 현재는 7000~8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SSG닷컴과 같은 온라인 채널에선 9000원을 웃돈다. 주요 유통채널들은 농식품부와 연계한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캠페인과 연계해 계란에 대해서도 20% 할인을 적용 중이나,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인 1~3판 정도로 판매를 제한하는 모습이다. 

계란가격 급등의 주 이유는 산란계가 부족해서다. 지난해 11월 말 전라북도 정읍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된 이후, 두 달 반 정도가 지난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7개도로 확산되면서 확진 건수는 8일 오전 9시 기준 85건으로 늘었다. 

예방적 살처분 규모는 7일 자정까지 2609만2000수에 달한다. 산란계는 절반가량인 1339만4000수를 차지한다.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축동향조사’에서 전국의 산란계 사육규모는 7258만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8.5%가 매몰된 것이다. 산란계 5마리 중 1마리 꼴이다. 

정부는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증가하면서, 계란 값도 급등하자 추가 수입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약 2000만개의 수입계란을 유통하기로 했으나, 계란가격 안정까진 더욱 많은 양의 물량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추가로 2400만개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수입과 유통은 설 연휴 이후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계란의 신속한 수입을 위해 현지 수출 작업장을 확보하고, 통관절차와 난각 표시, 포장 등 계란 유통과정을 집중 점검·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선 적극 대응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계란 등 설 성수품 가격 안정 민관합동 협의체 회의’에서 “농산물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부담 표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대신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으로 바꿔 부를 만큼 계란가격 상승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계란이 식탁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신선하게 올라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