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조원 지역화폐 끌어오기…카드사, 신시장 선점 경쟁
연 15조원 지역화폐 끌어오기…카드사, 신시장 선점 경쟁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2.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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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고객·결제 데이터 확보 효과…연계 사업 구상
지자체는 '소비 활성화' 통한 지역 경제 성장 기대
'탐나는전 체크카드' 홍보영상. (자료=국민카드)

카드사들이 연 15조원 규모로 커진 지역화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정 고객과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내 소비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7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제주지역화폐 '탐나는전' 이용 혜택과 체크카드 기능을 담은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제주도에서 사용하면, 충전한 지역화폐 금액까지 지역화폐로 우선 결제되고, 지역화폐로 결제가 어려운 가맹점이거나 결제 금액보다 충전 잔액이 부족한 경우에는 체크카드로 결제된다.

제주시는 이 카드에 대해 지역화폐 충전액의 10%를 추가 적립하고, 국민카드는 전월 실적 10만원 이상이면 카드 결제액의 0.2%를 포인트로 지급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소상공인 매출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상품"이라며 "지역화폐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체크카드를 지원하는 카드사가 협업하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카드 외에 지역화폐 결제 기능을 담아 상품을 낸 곳은 은행계 카드사인 하나·신한·농협카드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9년 12월 부산지역화폐 '동백전'을 기반으로 한 '부산 동백전 체크카드'를 출시했으며, 작년 10월 기준 발급좌수 60여만좌를 기록하고 거래액 1조원을 넘겼다. 신한카드는 성남·나주시와 협업해 각각 '성남사랑 딥드림 체크카드', '나주사랑카드'를 운영 중이다. 나주사랑카드 사업에는 농협카드도 참여 중이다. 

(왼쪽부터)부산 동백전 체크카드와 성남사랑 딥드림 체크카드, 나주사랑카드. (자료=각 카드사)

이처럼 카드사가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화폐 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지역화폐 시장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고 결제 데이터와 고객 확보, 점유율 확대 측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에는 지역 내 소비를 활발히 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68억원이던 지역화폐 발행 금액은 △2017년 3065억원 △2018년 3714억원 △2019년 3조2000억원으로 지속해서 늘다가 작년 9조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5조원 규모가 발행될 예정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지자체로서는 지역민이 할인·포인트 등 비용 절감 서비스를 통해 활발한 소비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지역화폐카드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카드사는 지역민들, 특히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로 이탈할 확률이 적은 고연령층이나 청소년층 고객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할 경우 해당 고객층으로부터 락인(고정 고객 확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론 지역화폐와 연계된 사업을 통해 향후 고객 결제 정보를 확보하고 소비자 지출 행태 등을 DB(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연계 사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choi133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