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쌍용차, 잠재적 투자자와 협의 안되면 금융지원 불가"
산은 "쌍용차, 잠재적 투자자와 협의 안되면 금융지원 불가"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2.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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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계획안 마련되면 타당성 확인 후 P플랜 동의여부 결정할 것
안영규 산업은행 기업부문장이 2일 오후 온라인 이슈브리핑에서 질의에 답변했다. (사진=산은)
안영규 산업은행 기업부문장이 2일 오후 진행된 온라인 이슈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사전질의에 답변했다. (사진=산은)

최근 잠재적 투자자와 신규 투자유치 협의를 지속해온 쌍용자동차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추가협상 진행이 난항을 겪고있는 가운데,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이해관계자 간 사전협의가 완료되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는 쌍용차에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안영규 산은 기업금융부문장은 2일 오후 진행된 온라인 이슈 브리핑을 통해 "향후 쌍용차와 잠재적 투자자가 협의해 회생계획안이 마련되면, 채권단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집행 이행 및 쌍용차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을 확인한 후 단기 법정관리(P플랜) 동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이란 법원이 부실기업의 빚을 신속히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채권단이 부실기업에 대한 사전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2~3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초단기 법정관리를 거친다.

안 부문장은 "만약 쌍용차의 사업계획이 미흡해 P플랜을 진행할 수 없을 경우, 쌍용차는 통상의 회생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때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통한 정상화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잠재적 투자자가 최근 중동-캐나다 컨소시엄으로부터 자금 2800억원을 조달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잠재적 투자자 앞으로 자금조달 관련 증빙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부문장은 "현재까지 잠재적 투자자에게 자금조달 증빙(LOC)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쌍용차와 협의해 회생계획안이 마련되면 그에 근거해 재무적 투자자(LP)로부터 LOC를 발급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산은이 수천억원 가량을 지원했던 한국지엠 건과 이번 쌍용차 지원 건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는 "산은이 한국지엠에 대한 금융지원을 했던 당시에는 글로벌 기업인 미국 지엠 본사로부터의 생산물량이 확보돼, 내수시장이 정체되더라도 수출 등을 통해 생산효율을 확충할 수 있는 구조였다"며 "또 한국지엠은 대주주인 미 지엠 본사로부터 64억달러 지원 및 신차 배정을 약속받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확보함에 따라, 2대주주인 산은도 7억5000만달러를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쌍용차는 자체 경쟁력이 열위한 상황에서 대주주가 책임 있는 역할을 이행하지 못했고, 제3의 잠재적 투자자 또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산은이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쌍용차가 법정관리 또는 파산에 처해질 경우 산은이 조기에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책임론도 대두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안 부문장은 "쌍용차의 부실화 원인은 대주주의 경영실패에서 기인한 것인데, 왜 산은의 책임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누적적자가 1조원이 넘는 회사는 단순히 돈만 넣는다고 살아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