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훈 T1 단장 "페이커, 더 이상 혹사 없다"
[인터뷰] 최성훈 T1 단장 "페이커, 더 이상 혹사 없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1.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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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단장 취임 후 첫 인터뷰, "디지털 페이커 선보일 예정"
'선수영입·환경조성' 등 역할…"프로게이머 출신 입장서 선수 이해"
최성훈 T1 단장.(이미지=T1)
최성훈 T1 단장.(이미지=T1)

“디지털 휴먼 기술로 선수들의 외부일정 부담을 줄일 계획입니다. 페이커는 작년 비시즌 촬영을 마쳤습니다. 조만간 디지털 페이커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최성훈 T1(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팀) 단장(GM, 제너럴매니저)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 T1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취임 후 팀 내 가장 큰 변화로 ‘디지털 휴먼’을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다.

디지털 휴먼은 인공지능(AI)과 그래픽 기술로 만든 가상현실 속 인간을 뜻한다. 광고시장에선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제약 없이 활동해 주목을 받았다.

T1은 비시즌기간 페이커 등 주요선수들의 영상 데이터를 VR·AR(가상·증강현실) 기술로 저장해 광고촬영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미리 촬영된 데이터에 배경CG(그래픽)를 입히는 수준이며 앞으로 가상공간에서 디지털휴면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최 단장이 ‘디지털 휴먼기술’ 도입을 결정한 건 작년 발생한 ‘선수 혹사논란’ 때문이다. 팀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지난해 10건의 광고와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다. 특히 T1은 페이커를 비롯해 T1 선수 다수를 시즌 중 예능프로그램 녹화에 출연시켜 팬들의 반발을 샀다. 

최 단장은 “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 선수들의 외부 일정을 완전히 없앨 순 없었다”며 “디지털 휴먼을 활용해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성훈 T1 단장이 2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미지=T1)
최성훈 T1 단장이 2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미지=T1)

다만 “비시즌에만 외부 활동하는 것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며 “모든 선수들의 부담을 줄이고, 확정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발 빠르게 조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e스포츠 선수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다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군복무를 마친 뒤 작년 11월 T1에 합류해 선수육성·영입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환경조성, 대외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최 단장은 “선수 경험이 있기에 어떤 부분에서 선수들이 만족하고 애로사항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취임 원년인 올해 목표로 팀 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팀을 롤드컵에서 우승시키는 것을 제시했다. 그는 “최고의 e스포츠 구단인 만큼 부끄럽지 않도록 맡은 역할 다할 것”이라며 “선수, 감독코치들 관계자들 사이에서 현명한 결정해서 구단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팬들에게 걱정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팬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서 발전될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니 한순간 한경기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끝까지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