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즈벡, 정상회담 후 무역협정 협상 개시… K-뉴딜로 산업 확대
한-우즈벡, 정상회담 후 무역협정 협상 개시… K-뉴딜로 산업 확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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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우즈벡 대통령과 회담 후 실무진 확대 회의
신북방 정책 대상국 대상 상품무역협정은 이번이 처음
K-뉴딜 및 코로나 방역 등 논의… '고려인' 지원도 당부
지난 2019년 4월 19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타슈켄트 시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4월 19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타슈켄트 시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정(STEP)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양측은 한국판 뉴딜(대공황 극복 정책)을 토대로 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정부는 한국 기업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신북방 정책 대상국을 대상으로 상품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청와대는 이를 통해 양국 교역과 경제 협력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품무역협정 협상 개시… 신북방 정책 대상국 처음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즈벡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청와대는 "2021년 첫 정상회담을 신북방 정책 핵심 협력국 우즈벡과 개최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회복과 도약을 위한 정상 외교의 포문을 여는 동시에, 신북방 정책의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우즈벡과 유라시아(유럽·아시아) 대륙의 공동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신북방 정책을 유라시아 대륙의 안보 증진과 다각적 교류 협력 확대를 도모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 정상은 한-우즈벡 무역협정 명칭을 STEP((Agreement for Sustainable Trade and Economic Partnership, 지속가능 무역 및 경제 동반자 협정)으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2019년 4월 정상회담에서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연구 MOU(양해각서)를 맺은 후 지난해 7월 공동연구를 마쳤다. 같은 해 10월 양측은 공청회와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를 완료했고, 올해 1분기에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북방 협력 대상국은 총 14개국이다. 러시아와 몰도바,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코카서스 3개국(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중앙아 5개국(우즈벡·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몽골, 중국(동북 3성)이다.

◇K-뉴딜 토대로 산업협력 확대… 韓 진출 지원

양측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해 디지털·그린(친환경)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 디지털 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를 토대로 디지털 헬스 케어, 스마트 미터기, 스마트 팩토리, 친환경 농기계 등 분야에서 한국판 뉴딜을 토대로 하는 양국 간 산업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체결 주체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우즈벡 투자대외무역부 장관이다. 협력 분야는 △스마트 팩토리(첨단공장)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친환경·지능형 농기계 관련 분야 △송·배전 △스마트 미터기 등 에너지(자원) 산업 디지털화 분야 △우즈벡 광물자원 데이터 베이스(자료 기반) 구축 △디지털 분야 인력 양성 등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그간 수르길 가스 화학 플랜트(시추) 등 다양한 에너지·인프라(시설)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음을 강조하면서 우즈벡 정부가 추진 중인 △부하라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 △무바렉 발전소 현대화 사업 △시르다리야 가스 복합 발전소 △셰라바드 태양광 발전소 △스켈링 솔라2 태양광 발전소 사업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우즈벡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이 우즈벡의 중요한 파트너(협력) 국가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EDCF 기본약정 두 배 증액… 유망 사업 발굴

양 정상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우즈벡 2021-2023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약정'이 체결된 것을 환영하면서,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협력이 지속 확대되길 당부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 후 EDCF를 2018-2020년 5억달러에서 2021-2023년 10억달러로 차관 지원 한도를 증액한다. 이번 약정 체결은 한국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즈벡 부총리 겸 투자대외무역부 장관이 주체다.

청와대는 "이번 EDCF 기본약정은 우즈벡의 공공 인프라 개발 수요에 부응해 EDCF 차관 한도액을 종전 대비 두 배 증액한 것"이라며 "양국 정부는 증액된 지원 한도를 활용해 향후 보건·의료와 에너지·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는 국내 기업의 관련 분야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공조… 보건·의료 협력도 강화

청와대는 "양 정상은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보건·의료 분야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음을 강조하고, 양국이 코로나19 경험을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보건·의료 제도 자문 등 보건·의료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의료 전문가 파견과 의료 물자 제공 등에 감사를 표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우즈벡 정부 초청으로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한국 의료 전문가를 파견해 방역 ·임상 분야 정책 자문을 제공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우즈벡 정부는 한국 의료 전문가에게 1급 보건훈장 수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정부가 (유·무상 원조 연계로) 지원한 우즈벡 국립아동병원이 지난해 개원한 것을 축하했으며, 양국 보건의료협력 사업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의료 시스템(체제) 협력 사업, 감염병 관리 역량 강화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고 알렸다.

◇고려인 동포 지원… 文, 지속적 관심 당부

청와대는 "양 정상은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18만명 고려인 동포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토대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즈벡 정부가 무국적 고려인의 국적 취득을 지원하고, 지난해 10월 아리랑 요양원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신속 대응해 준데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 고려인이 사회 각 분야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총 5건 문건 체결했다. △한-우즈벡 2021-2023 EDCF 기본약정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산업 협력 MOU △무바렉 발전소 현대화 사업 주요계약조건 △타슈켄트 종합병원 건립사업 차관공여계약 △화학 R&D(기술개발) 센터 건립사업 차관공여계약 등이다.

정부는 특히 무바렉 발전소 현대화 사업 주요계약 조건을 합의함으로써 향후 우즈벡 발전소 현대화 사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약 체결 주체는 SK건설과 에너지공단이고, 우즈벡에선 에너지부와 투자대외무역부다. 주요 내용은 연료구매 및 전기판매 조건, 사업기간 등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