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파트 양극화보다 중요한 것
[기자수첩] 아파트 양극화보다 중요한 것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1.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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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빈부격차가 익숙하고, 부동산이 재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우리나라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겠다.

최근 전국 내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평균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비싼 아파트는 더 비싸졌지만, 싼 아파트는 그만큼 비싸지지 못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분율은 8.5로 나타났다.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2월 8.1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분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격차를 나타내는 수치로, 통상 배분율이 높을수록 주택 간 가격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전국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192만원으로, 전년 동월 1억835억원 대비 357만원(3.2%) 올랐다. 반면,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5160만원으로, 전년 동월 7억3957만원 대비 2억1203만원(28.6%)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아파트 양극화가 심화된 셈이다. '주거 양극화'라는 단어가 다시 고개를 들기에 충분해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양극화보다 중요한 것은 전국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모두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상승폭의 차이를 보였지만, 꾸준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작년 1월 전월 대비 0.37% 상승한 후 매월 상승세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상승폭이 더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11월에 전월 대비 0.75% 올랐고, 12월에는 전월 대비 1.34% 상승했다.

특히 집값 상승 뇌관으로 여겨지는 서울마저도 4월과 5월 아파트값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국 집값은 1년간 단 한 차례도 꺾이지 않았다.

결국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차이가 벌어짐과 동시에 전국적으로 집값도 꾸준히 상승한 셈이다. 작년 규제지역 확대와 부동산 세제 강화 등을 담은 연이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현재까지 큰 성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관계부처인 국토부의 수장이 교체된 첫 해, 전국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 발표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