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강자' 현대건설, 일감으로 실적 반등 '불씨'
'수주 강자' 현대건설, 일감으로 실적 반등 '불씨'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1.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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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7조1590억원 확보…2014년 이후 '최대치'
전문가 "주택 부문·해외 현장 매출 반영 기대"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현대건설의 작년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영업익은 전년 대비 36% 넘게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직간접 비용을 선반영한 영향이다. 하지만 작년에 2014년 이후 최대 수주 실적을 거뒀고, 수주 잔고도 전년 대비 늘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수주 물량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며 작년 부진을 메울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7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액 17조2788억원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1%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 비용을 선반영하는 등 보수적 회계처리가 영향을 끼쳤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비용 선반영으로 인한 일시적인 실적 하락"이라며 "이 같은 보수적 회계처리가 영업익이 줄어든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크게 증가한 수주 실적은 강점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작년 국내외 수주 물량 및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현대건설은 작년 27조1590억원의 일감을 수주했다. 이는 전년 수주액인 24조2521억원 대비 12% 증가한 수치로, 2014년 27조1673억원을 수주한 후 6년만에 가장 높은 수주액이다.

작년 말 기준 수주잔고도 66조6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늘었다. 현대건설 한해 매출액이 16~17조원인 것을 감안할 때,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늘어난 수주액과 분양 물량이 앞으로 실적에 반영되며 회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 주택 분양 물량은 2019년 1만2225세대에서 작년 2만1605세대로 76.7% 늘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늘어난 분양 물량이 올해 실적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외 수주 물량도 많아진 만큼, 앞으로 매출 등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승현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도 "작년에 주택 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는데, 이 현장들에서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택 부문 이익이 늘고, 국내외 수주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며 올해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작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 대비 부진했지만, 올해는 해외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적이 정상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봤다. 작년 현대건설의 국내 매출은 11조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늘었지만, 해외 매출은 5조9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줄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작년 해외 실적은 코로나19 영향과 공기가 만료된 현장 등이 동시에 반영된 것"이라며 "올해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형 현장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현 선임연구원은 "현재 해외 현장 중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해외 현장 공정률이 높아지면 자연히 매출 등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해외 현장은 작년 말부터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작년에 수주한 해외 물량이 올해 매출에 반영되는 것과 함께, 코로나19 비용 선반영에 따른 간접적 영향으로 올해 실적 반등 폭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데이터 전문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18조3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익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8567억원으로 추정된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