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미래사업에 1조 투자…정기선, 오너체제 '시험대' 올랐다
현대중공업 미래사업에 1조 투자…정기선, 오너체제 '시험대' 올랐다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1.26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이 친환경 미래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 신사업을 직접 챙기고 나선 정기선 부사장의 영향력이 발휘되면서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및 미래 선박 개발, 건조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등에 향후 5년 간 최대 1조원을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30여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설 준비를 하고 있다. 단기간 승부를 내야 하는 전문경영인과 달리 오너 체제가 되면, 조 단위의 큰 자금 투자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이에 한발 앞서 정기선 부사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3대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 인공지능, 수소에너지를 준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이들 3대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1조원 투자는 미래사업 청사진을 위한 출발점으로 보인다. 투자 자금은 비상장사인 현대중공업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연내 약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투자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 및 미래 첨단 스마트십,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이중연료추진선의 고도화에 나선다. 모두 정 부사장이 총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들이다.

또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M&A나 지분 매입을 포함한 기술 투자 등을 함께 추진하고, 친환경 선박 건조와 시설투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은 이미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미래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