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종교교육시설 집단감염 양성률 80% 넘었다
대전 종교교육시설 집단감염 양성률 80% 넘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1.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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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양성 목표로 운영된 IEM국제학교서 127명 무더기 확진
IEM국제학교 기숙사 내부. (사진=연합뉴스)
대전 IEM국제학교 기숙사 내부. (사진=연합뉴스)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2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국제학교는 개신교 선교단체인 IM선교회가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운영하는 비인가 시설이다. 이름은 국제학교지만 선교회가 운영하는 시설로 또 종교발 집단감염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IEM국제학교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다. IEM국제학교에서는 학생, 교사 총 158명이 생활했고 이중 현재까지 127명(학생 116명·교사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58명 중 무려 12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80.3%의 높은 양성률을 보였다.

IEM국제학교는 중구 대흥동 IM선교회 건물 3~5층에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 지난 4~15일 학생 120명이 입소했다. 이들은 기숙사 방마다 적게는 7명, 많게는 20명까지 배정돼 함께 생활했다. 일부 층은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했고 지하식당은 칸막이도 돼 있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 3밀(밀집·밀폐·밀접) 조건에서 공동생활한 학생들은 결국 집단감염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됐다. 대면 예배 제한, 시설 내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첫 확진자가 지난 12일 발생했으나 학교 측의 적극적인 추가 조치가 없었던 점도 화를 키운 요인 중 하나다. 경남 출신 학생 1명을 비롯해 모두 6명 의심증상을 보였으나 학교 측은 유증상자들에게 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기숙사 격리 조치만 했다.

첫 확진자가 나온 12일부터 전날까지 약 2주간의 기간이 있었지만 선제 조치가 없던 탓에 127명이 동시에 확진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이번 집단감염 사례가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누가 최초 감염원인지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이들을 매개로 학교 밖 2, 3차 연쇄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본관 등 4개 건물로 구성된 학교를 이동하려면 외부로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타인 또는 다른 집단시설에 전파될 수 있다. 또 IEM국제학교에서 훈련받은 학생들이 각 지역으로 나가 만든 학교가 TCS국제학교인데 이들과 관계자들이 학교의 입소를 원하는 다수의 학생, 학부모를 만나 상담을 진행했다면 이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IM선교회는 IEM국제학교 외 TCS, CAS 등 23개 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IEM국제학교 집단감염이 내부 인적 네트워크 등 경로를 통해 타 교육시설로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제2 신천지, BTJ열방센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빠른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기숙형 대안학교가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운영됐기 때문에 이 상황에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본부(중대본) 1차장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한 초동대처가 중요하다”며 “중대본 긴급현장대응팀을 즉시 파견해 확진자의 신속한 병상 배정을 비롯해 밀접 접촉자 격리, 타 지역 방문자 역학조사 등 추가 확산 방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피력했다.

대전시는 선교회로부터 각 시설 대표자 연락처를 받아 중대본에 제출하는 한편 이 학교의 방역수칙 위반 등을 면밀히 따지겠다는 생각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