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임금 절반 지급 유예…예병태 사장 "면목 없다"
쌍용차, 임금 절반 지급 유예…예병태 사장 "면목 없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1.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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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게시판 통해 1·2월 급여 부분 지급 사정 밝혀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 (사진=쌍용자동차)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이달과 다음달 직원 임금의 절반을 지급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1월 개별 소비세 유예 신청에 이어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예 사장은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하게 된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달 기업 회생 신청 이후 일부 부품업체가 납품을 거부하며 납품 재개 조건으로 어음 대신 현금 지급을 요구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예 상장은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현금으로 자재 대금을 지급하는 실정”이라며 “만약 대금 미지급으로 이들 업체가 부도로 이어지면 도미노식의 부품 기반 붕괴는 물론 우리도 생산 자체가 파행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달 만기도래 어음 중 미결제분과 1, 2월 어음 만기 일부 결제 등으로 자재 대금이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점도 자금 수지가 급격히 악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오는 29일 1800억∼2000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가 도래한다. 쌍용차의 350여개 중소 부품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쌍용차로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쌍용차의 자금 부족 원인 중에는 극심한 판매 부진도 있다.

예 사장은 “전통적인 비수기를 고려해도 당초 계획보다 2000대 가까이 판매가 안 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자율구조조정 지원인 ARS를 고려해 구매 수요가 하락할지 왜 예측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제외한 3사가 동일하게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쌍용차는 그동안 산업은행,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분 매각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지분 매도 시점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며 지금까지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번 주까지 추가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이대로 협상이 결렬되면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