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빅5' 대진표 그려진 서울시장 선거… 핵심은 '경제·부동산'
[이슈분석] '빅5' 대진표 그려진 서울시장 선거… 핵심은 '경제·부동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01.2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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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끝까지 보필하고 싶었는데" "文 나 찍을걸"… '친문' 호소
14명 몰린 국민의힘… 당 차원서 '용적률' '분상제 폐지' 공약
'원샷경선' 거절 당한 안철수… 부동산 광폭 현장 행보 '주목'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경선 박두… 관건은 '친문 표심'

4·7 재보궐 선거가 3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가늠자로 표현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대진표 윤곽이 그려지는 모습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간 2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2018년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란히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현역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전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의 득표율은 66.3%로 압도적이었으며, 박 장관은  19.6%, 우 의원은 14.1%를 얻는 데 그쳤다. 

앵커 출신으로 여권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인 박 전 장관은 오는 26일 출마를 공식화하고 향후 정책 발표에도 자신의 강점인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책, 코로나 대응 경험 등을 무기로 삼아 선거전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24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만나며 경선 행보를 시작했다. 

'86세대'의 대표 주자로서 원내대표 출신으로 관록을 쌓아온 우 의원은 이미 공약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후 부동산, 코로나19 방역, 환경 등을 7번에 걸쳐 정책을 쏟아냈다.

박 전 장관은 대중적 인지도에서, 우 의원은 조직력에서 각각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남매 사이'를 자처하며 친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 '친문 표심'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고리를 강조하며 '친문'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박영선 전 장관은 앞서 SNS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고별 만찬 소식을 전하며 끝까지 곁에서 보필해드리고 싶었다고 밝히며 '친문'에 호소했다. 24일은 문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SNS에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찬사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우 의원도 지난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투표권이 있다면 당연히 저를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두 사람이 '친문 표심'에 집중하는 것은 당내 경선에서 친문 지지층이 두터운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50%나 되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의 가늠자는 친문 권리당원들의 표심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최고위원 선거 때 대의원 득표 4위였던 '친문' 김종민 의원이 권리당원의 표를 가장 많이 얻어 전체 1위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친문 표심을 얻기 위한 두 사람의 '친문 마케팅'은 경선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후보 넘치는 국민의힘… 결국 오세훈-나경원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일찍 후보군 윤곽이 드러난 만큼 후보 검증 작업도 먼저 시작됐다. 예비후보 등록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예비후보 등록 결과 서울시장 공천 신청자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조은희 서초구청장, 오신환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 총 14명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주자는 단연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후 시장직에서 물러난 과거가 있는 오 전 시장은 첫 공약으로 1인가구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보살피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1인 가구 안심대책'을 발표했다.

또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대한 7층 이하 규제를 취임 100일이내에 바로잡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스피드 공급' 방안을 발표하는 등 부동산 관련 대책에서도 전직 시장 답게 노련한 모습을 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나 전 의원은 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빠르게 하겠다며 재건축에 집중했다.

동시에 나 전 의원은 이번 선거가 전직 지자체장의 성추문에 의해 치러진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시장 집무실을 ‘성폭력 대책 전담 사무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성폭력 대책 전담 사무실에서는 박원순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며, 취임하자마자 이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용적률과 안전진단 기준을 손보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김선동 전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도 선전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구로구 한 노후아파트를 방문, 재건축 규제에 대한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구로구 한 노후아파트를 방문, 재건축 규제에 대한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단일화' 일단 보류… 안철수, 독자행보 박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 때부터 내세운 '야권 단일화'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는 당분간 공식적인 추가 제안은 삼가며 일단 자체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안 대표가 국민의힘 외부 인사도 참여하는 '원샷경선'을 제안했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제의했다고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안 대표는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탐탁치 않은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안 대표는 국철·전철을 지하화하고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5년간 주택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대표는 24일 서울 구로구 동부그린아파트를 방문해 재건축 준비위원장 등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광폭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국민의당 내에서는 안 대표의 이미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과를 내부적으로 참고해 향후 대외전략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