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부산 보선 '승부처' 부상… 부심하는 국민의힘
가덕신공항, 부산 보선 '승부처' 부상… 부심하는 국민의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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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공항 추진 한 목소리… 이낙연 "2월 국회서 특별법 처리"
김종인, 지지율 역전에도 "여당 신공항 추진은 민심 잡으려는 것"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했던 부산·울산·경상남도 지지율이 단박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뒤바뀐 가운데 여권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올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남이 지지 기반인 국민의힘의 경우 김해 신공항 불발로 내부에서 의견이 갈렸지만, 중앙당 차원에선 가덕 신공항 추진을 두고 '4·7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한 여당의 매표 전략'이란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통과시킨다'고 한 것에 대해 "여당에서 신공항 법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날 "가덕신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부산을 깎아내리는 발언이 아니라 지역 전체 경제와 관련해 얘기하면 신공항 하나로는 부산 경제를 크게 살릴 수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민주당 이 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 신공항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미래"라며 "공항 하나로 경제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 관광 산업, MICE(전시복합) 산업, PK 메가시티(대도시) 구상 등 그런 꿈이 제대로 (반영)된 국제공항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가덕 신공항이 건설되면 경제적 파급은 생산 유발 88조원, 부가가치 37조원, 취업 유발 53만명으로 추산된다"며 "물류가 동남권에서 처리 못 되고 인천까지 가서 처리되는게 99%이고, 거기에 소요되는 연간 물류비용이 7000억원"이라고 부각했다.

또 "부산 미래 비전(목표)에 공항을 빼고 말할 수 없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시작한 가덕 신공항을 문재인 정부에서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야당도 동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PK 지지율 면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전날 단숨에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1월 3주차 주중집계를 보면 정당별 지지율의 경우 민주당이 지난 조사보다 2%포인트 오른 32.9%로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로 올라섰고, 국민의힘은 3.1%포인트 내린 28.8%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순위가 뒤집힌 건 지난해 11월 4주차 이후 8주 만이다. 

특히 PK에선 민주당이 34.5%로 29.9%를 나타낸 국민의힘보다 우세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0.7%, 민주당이 24.7%로 큰 격차를 보였단 걸 고려하면 엄청나게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YTN 의뢰 18~20일 유권자 151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 4.8%,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가덕 신공항 공약을 고리로 부산시장 선거판을 본격 가열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부산을 방문한 길에 가덕 신공항 부지를 직접 찾아 돌아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동참이 없을 경우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으로 특별법을 강행 처리하겠단 입장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회견에서 "국민의힘은 가덕 신공항에 찬성·반대 당론을 신속히 밝히길 바란다"며 "반대하면 찬성하는 여야 의원과 함께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반대하고, 대구 지역 의원이 반대하고, 김 위원장은 폄하 발언을 하는 등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몰아붙이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의 정치력이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스럽다"고 호도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신공항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단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선거를 고려한 오락가락 행정으로 시간만 끌고,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두 개의 가덕 신공항 특별법이 계류 중이다.

먼저 지난해 11월 20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부산 지역 의원 15명이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고, 이어 엿새 뒤인 같은 달 26일엔 뒤엔 현재 환경부 장관으로 입각한 한정애 민주당 의원과 138명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내놨다.

두 법안 모두 신속하고 효율적인 신공항 건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