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적자'에 무너진 LG 37년 모바일 역사
'5조 적자'에 무너진 LG 37년 모바일 역사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1.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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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MC사업부, 모든 가능성 열고 검토"
2015년 3분기부터 23분기 연속적자에 한계
LG트윈타워.(이미지=LG)
LG트윈타워.(이미지=LG)

LG전자가 37년간 영위했던 휴대전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한때 ‘초콜릿폰’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지만, 누적적자만 5조원에 달해 지속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전면 매각보다 주요개발역량을 보유하되 스마트폰 생산시설을 매각할 것으로 내다본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사장)는 지난 20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매각설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LG전자가 그동안 제기된 MC사업부 매각설에 ‘사실무근’으로 일관하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조성진 LG전자 전 대표(부회장)는 MC사업부의 적자가 지속되던 2017년 1월 국제 최대가전·IT 전시회(CES)에서 “스마트폰은 가전복합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도 지난해 CES에서 ‘2021년까지 스마트폰 사업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또 LG전자 관계자들도 MC사업부 매각설이 나돌 때마다 IT근간을 절대 포기하긴 힘들다고 언급했다.

LG전자가 37년 역사의 휴대전화 사업을 재검토에 나선 건 한계치를 느꼈기 때문이다. 

LG는 ‘금성’ 시절인 1987년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게 최초다. 이어 1993년 핸디폰 ‘셀스타’를 선보였다. LG전자 사명으로는 1995년 ‘화통(話通), 1997년 싸이언 브랜드를 출시했고, 2000년대 초중반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이 불러온 스마트폰 트렌드를 외면하며 2010년까지 피쳐폰만 고수해 경쟁에 뒤처졌다. LG전자 MC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009년 1조3349억원에서 이듬해 마이너스(–)7088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LG전자가 회복세를 보인 건 2012년 옵티머스 시리즈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뒤 2013년 LG G2, G3 등을 흥행시키면서다. 하지만 2015년 G4부터 2016년 모듈형 스마트폰 ‘LG G5’ △2019년 듀얼스크린을 지원하는 V50 △2020년 ‘LG 벨벳’과 이형 폼팩터 ‘LG 윙’ 등은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말까지 누적 손실은 약 5조원이다.

권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스마트폰 관련 설계, 디자인 등 핵심연구 개발부문은 남기되 생산 공장만 매각할 것으로 내다본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미래사업의 선행기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이라며 “매각이나 철수를 단행하더라도 당연히 핵심 모바일 기술은 내재화하고, 미래 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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