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학 개미, '일희일비'는 금물
[기자수첩] 동학 개미, '일희일비'는 금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1.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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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가 다소 조정을 받으며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조정이 얼마나,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까닭에 올해 초 상승장에 유입된 '신입 개미'일수록 마음을 졸이며 보유 주식을 매도할 시기만을 재는 모양새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수급 동향에서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잘 드러난다.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 구속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향후 조정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여긴 개인 투자자들은 그 다음날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도했다. 이에 개인이 팔아버린 대략 2만주(1734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이 시장에 쏟아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주가가 떨어진 삼성전자를 각각 9000주(815억원), 1만1000주(955억원)씩 주워담았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다시 반등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보다는 올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재료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인내력은 과거보다 더욱 줄어든 듯 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21조3000억원으로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7일 20조원을 넘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상승장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반대매매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는 까닭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하루 동안 반대매매된 금액은 252억원으로, 지난 8일 이후 지속적으로 200억원대 이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현재 개미들의 공포심은 과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해 코로나19 해소로 인한 경기 회복이 기대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 추세적 하락이 아닌, 중장기적 우상향을 위한 잠시 동안의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감당할 수 있을 한에서만 주식에 투자한다면 현재 조정장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는 3월 공매도가 재개된다는 소식도 개인들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대형주에 공매도가 집중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우량한 주식에 투자를 하는 개인이라면 이 또한 큰 악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등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에 실패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수익실현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맞는 말이다. 주식의 가치는 오로지 '단타'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미래 성장성이 있는 상장사의 주식을 들고 있다면, 이같은 단기적인 조정에 불안해 할 필요는 전혀 없다. 투기꾼이 아닌, 투자자로써의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