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품귀' 서울 아파트, 연초 매매 시장 '과열 조짐'
'전세 품귀' 서울 아파트, 연초 매매 시장 '과열 조짐'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1.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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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가격 오름 폭 작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0.07%
전문가 "봄 이사 철 앞두고 입주 물량 줄어 상승 전망"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값이 연초 들어 상승 폭을 키우며 과열 조짐을 보인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는 예년과 비교해 입주 물량도 많지 않아 봄 이사 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 폭인 0.06% 대비 0.01%p 확대된 것이면서, 작년 7월 둘째 주 0.09% 상승률을 보인 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하반기 들어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연말이 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7월 셋째 주 기준 0.06% 오른 서울 아파트값은 7월 넷째 주에는 전주 대비 0.04% 오르며 상승 폭이 줄었다. 8월 넷째 주부터 10월 넷째 주까지는 매주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 11월 첫째 주에 전주 대비 0.02% 오르며 상승 폭을 키운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다섯째 주에는 전주 대비 0.03% 올랐다. 12월 둘째 주에는 상승폭이 0.04%로 확대됐고,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각각 0.05%와 0.06% 올랐다.

작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법 등 영향으로 서울 내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말 들어 전세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상승 폭을 키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 내 전세를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자금을 더 보태서 집을 구입하자는 심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지난 20일 기준 1만9824개다. 지난 1일 기준 1만7273개 대비 2000개가량 늘었지만, 여전히 임대차법 시행 이전 3만8000여개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지난 1일 4만298개에서 20일 3만9915개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작년 말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작년 10월 9609건에서 11월 7397건으로 감소했다. 12월에는 6531건으로 더 줄었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작년 9월 3768건으로 하반기 중 가장 적은 거래량을 보였지만, 10월에는 4372건으로 늘었다. 이후 11월 거래량 6316건을 기록한 후 12월에는 6919건으로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매매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많다"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지 않은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심리도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봄 이사 철 도래로 전세 수요가 늘어 전셋값과 매매값이 모두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봄 이사 철 이전에 공급 물량이 풀리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봄 이사 철에 발생하는 수요로 전셋값과 매맷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지영 소장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이사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유입되며 매맷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줄어드는 점도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8931가구로, 작년 4만9860가구 대비 41% 감소할 전망이다.

양지영 소장은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적고, 전세 매물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결국 전세가 매매를 끌어올리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