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부르는 이름 ‘아버지’… 6·25 전사자 귀환행사 거행
70년만에 부르는 이름 ‘아버지’… 6·25 전사자 귀환행사 거행
  • 허인 기자
  • 승인 2021.01.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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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일병 전원식님 유해발굴현장. (사진=연합뉴스)
고 일병 전원식님 유해 현장. (사진=연합뉴스)

나라를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이 7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20일 국방부 유행발굴감식단(국유단)은 경북지역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실시했다. 행사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이는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잠든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행사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과정과 유해발굴 성과를 보고하고,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한 후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유가족 대표에게 전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용사는 157번째 고(故) 전원식 일병이다. 유해는 경기 가평의 지역주민 제보로 발굴됐다. 고인은 국군 제 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1951년 2월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했다. 전사한 후 두개골을 포함한 완전한 유해의 모습으로 64년이 지나서야 후배 전우들에게 발견됐다. 단추와 옷핀, 빗을 포함한 유품 23여점이 같이 발굴됐다.

고인의 딸 전경숙(71)씨는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이 매우기쁘고 국가에서 국립묘지에 모셔준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158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용사는 고(故) 반철환 하사다. 국유단이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다수 발굴지역의 유해자료를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 국군 제 8사단 16연대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 고인은 1951년 8월 노전평 전투(1951년 8월9일~9월18일)에서 8월24일에 전사했다. 65년이 지나서야 허벅지 뼈 일부와 탄피, 수통 등을 포함한 유품 5점이 후배 전우들에게 수습됐다.

고인의 딸 반경아(70)씨는 “아버지 없이 지낸 세월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계셨음을 떳떳이 말할 수 있게 된 게 제일 기쁘다. 아버지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심경을 전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고인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안장식을 거행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의 내실화를 기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