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 시장, 개인 연간 매수여력 최대 204조원"
"올해 주식 시장, 개인 연간 매수여력 최대 204조원"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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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돌파했던 2007년 순저축액 대비 주식투자 비율 80%
작년에는 27% 수준인 54조원 증시 유입…"추가 확대 가능성 충분"
개인 자금 주식시장 이탈은 주가가 고점 대비 -20%를 기록한 시점에 발생. (자료=NH투자증권).PNG
개인 자금 주식시장 이탈은 주가가 고점 대비 -20%를 기록한 시점에 발생. (자료=NH투자증권).PNG

개인 투자금이 증시로 향하는 머니무브가 지속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 순저축의 80%가 증시로 투입될 시 올해 개인 투자자의 연간 매수여력은 이론적으로 최대 204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에 개인이 순저축액 중 주식 투자에 사용한 규모는 27%로 약 54조원인데,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증시가 호황을 맞았던 지난 2007년의 경우 순저축의 80%가 주식 시장으로 몰렸다.

20일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최대 매수여력은 157조~20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가계가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썼던 지난 2007년 사례에 주목했다. 지금처럼 증시가 호황을 맞으면서 코스피 지수가 2000p를 넘어섰던 과거 2007~2009년 당시 주식형 펀드 열풍이 이는 등 주식시장의 개인자금 유입세가 매우 강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국 민간 부문의 순저축액(가처분소득-지출)은 95조원 수준이었다. 이 중 개인 투자자는 76조원어치 주식을 샀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68조4000억원 늘었고, 개별 주식 7조3000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상황을 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순저축액의 27%를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됐다. 개인은 작년 순저축액은 197조원 중 54조원을 주식을 사는 데 썼다. 다만, 과거와 달리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10조원 줄고, 개별 주식 순매수 규모만 63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개인 자금은 기관의 거센 매도세를 방어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07년과 같이 순저축액의 80%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면, 개인 순매수 금액은 157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고서는 저축률이 추가로 상승하는 경우 개인 투자자의 연간 순매수는 204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담았다. 저축률은 세금과 이자 등을 제외하고 개인이 쓸 수 있는 모든 소득 중 소비지출에 쓰고 남은 돈의 비율이다.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민간 부문 저축률은 18.6%였지만, 저축률이 최고 수준이던 22.3%까지 높아지면 순저축액은 255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순저축액 255조원의 80%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 개인 순매수는 204조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2005년~2021년 민간 순저축(왼쪽) 및 순저축 대비 개인투자액. (자료=NH투자증권)
2005년~2021년 민간 순저축(왼쪽) 및 순저축 대비 개인투자액. (자료=NH투자증권)

한편, 보고서는 개인 투자자 변심의 가장 큰 촉매제로 지수 하락을 제시했다. 과거 개인 자금을 주식시장에서 이탈시킨 촉매제도 주가 지수의 급격한 조정이었다는 점을 거론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개인 투자금 이탈은 주가가 고점 대비 -20%까지 하락한 2011년에 촉발됐다. 또, 지난 2018년은 2009년과 유사하게주가가 큰 폭의 조정 후 고점 대비 -20% 수준까지 회복된 뒤에 개인 자금의 유출이 시작됐다. 

주가 급락 시점이 아니었던 지난 2007~2009년 당시에는 개인 자금이 증시에 머물러 있었다. 

김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비쌀 때 주식시장에 진입하고, 이후 주가 조정기에 손실을 입고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곤 했다"며 "이번에도 주가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겪게 된다면 개인 자금은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