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택배사고 매듭 푸는 조현민 부사장, 경영확대 '잰걸음'
경영권·택배사고 매듭 푸는 조현민 부사장, 경영확대 '잰걸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1.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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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승진 후 한진 미래성장 전략·마케팅 총괄…구심점 역할 집중
조현민 한진 부사장. (사진=한진)
조현민 한진 부사장. (사진=한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올해 승진과 조직 개편을 통해 입지를 강화한 가운데 경영 보폭을 확대할 전망이다. 올해 사모펀드의 경영권 위협과 택배기사 사망사고 등의 문제는 풀어야할 과제로 떠오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이 떠안은 문제는 조 부사장의 경영 보폭 확대 여부와 직결할 전망이다.

한진은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한진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인 HYK1호펀드는 지난해 12월8일 한진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HYK1호펀드는 HYK파트너스가 세운 사모펀드로 섬유업체 경방이 사실상 보유하고 있다.

HYK파트너스는 올해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문 경영인 선임, 사외이사 선임권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YK파트너스는 주주제안에서 한진에 대해 “재벌 계열사 오너 중심의 불투명하고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와 비효율적 재무구조, 창의성이 결여된 조직문화 등으로 기업 가치가 매우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HYK파트너스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주주방명록, 제안제보 등을 통해 소액주주의 의견을 들으며 소액주주와 소통에 나섰다. HYK파트너스는 이를 통해 주주명부를 확보하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진은 경영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우호적 여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한진은 택배기사 사망사고와 관련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우호적 여론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대책 발표 후에도 5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졌다”고 밝혔다.

특히 대책위는 “과로사 대책으로 심야배송 중단을 발표한 한진택배에선 여전히 심야배송이 이뤄지고 있다”며 “12월22일 쓰러진 서울 신노량진대리점 노동자는 새벽 2∼6시에도 배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10월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업계 처음으로 지난해 11월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 한진은 지난 13일 택배기사와 간선기사, 집배점장 등 1만여명을 대상으로 출장 건강검진을 오는 4월까지 실시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진은 이러한 대책에도 택배 근로자들의 과로로 인한 사건이 끊이지 않으며 사회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진의 미래성장 전략을 총괄할 조 부사장이 이런 과제를 잘 수습하면 자연스레 경영 보폭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12월30일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진의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을 총괄한다.

이후 한진은 지난 11일 조 부사장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에 나섰다. 조직개편의 주요 내용은 △미래성장전략실 신설 △마케팅총괄부를 마케팅실로 확대 개편 △택배사업본부 내 업무개선팀 신설 △지역본부제 폐지 등이다.

한편 조 부사장은 지난 2018년 ‘물컵 갑질’ 사태로 한진그룹 직책에서 물러난 뒤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로 복귀해 지난해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에 선임됐다. 이후 조 부사장은 사회적 가치창출(CSV) 분야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내 지갑 속 과일’ 기프트카드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MOU) 체결식 △물류·택배 신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 △전기·하이브리드 택배차량 시범운영식 등 행사장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며 한진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