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뉴삼성 직격탄…경제계 '충격'‧중기도 '우려'
'이재용 구속' 뉴삼성 직격탄…경제계 '충격'‧중기도 '우려'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1.18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추가 100조원 이상 중장기적 투자계획 ‘차질’…미래사업 제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에 ‘뉴삼성’ 전략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에 더해 재계 1위 총수가 부재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제계는 ‘충격’을 받았고, 중소기업계는 걱정이 커졌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본명 최서원)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네는 등 국정농단에 연루된 혐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혐의를 만회하기 위해 대국민 사과와 준법경영, 사회소통, 건전한 생태계 육성 실현은 물론 300조원 이상의 투자로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 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 연말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최고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춘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며 “준법감시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충분히 뒷받침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끝내 이 부회장 측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또 다시 ‘총수 부재’에 놓인 삼성은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대형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 등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삼성 계열사들의 글로벌투자나 M&A 추진 시 대외신임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총 313조원의 투자에 이은 추가 투자 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을 투자했다. 이어 지난해 말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방안을 내놨다. 이어 삼성은 올해 또다시 100조원 이상의 중장기적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해 3년간의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했다. 이어 다시 지난 3년간의 투자액수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올해 준비해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실형 선고로 사실상 투자계획을 늦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사업일지 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주요일지 표.

이처럼 총수의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한 사업들은 모두 차질이 예상된다. 이재용의 ‘뉴삼성’이 집중할 것으로 봤던 미래사업인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5세대(5G), 바이오 사업의 속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업은 새해 들어 이 부회장이 현장경영을 통해 직접 챙긴 전략적 사업들이다.

다만 최근 약속 했던 준법감시위는 지속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앞선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철저하게 준법 감시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계도 타격을 예상했다. 앞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기업경영 활동에 전념해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2500개사 지원과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해 왔다.

경제계들도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단체장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결정과 투자가 지연되게 됐다”며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3.1절 특사로 풀어달라’는 청원이 등장해 다시 눈길을 끌었다. 청원에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게 이 부회장이 충분히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