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론 종지부 찍고 윤석열 감싼 문대통령
'MB·朴' 사면론 종지부 찍고 윤석열 감싼 문대통령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0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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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 "사면 말할 때 아냐, 국민 상식 용납 않을 것"
"尹, 현 정부 검찰총장… 정치 생각으로 역할 하고있다고 안 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명박·박근헤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과 관련,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제 생각 말씀드리기로 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 꺼낸 이슈지만 오히려 친문 주류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고, 이날 문 대통령이 나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이로써 여권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 논란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두 전임 대통령이 수감돼있는 사실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사태"라면서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어 아주 걱정이 많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고, 엄청난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고 국민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나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런 권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하물며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될 때가 올 것"이라며 "그에 대해서도 전제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면서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국민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다만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도 많이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국민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아울러 이날 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현 정부와 대립각에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감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이 워낙 오랫동안 이어졌던 검찰과 경찰과의 관계, 검찰의 수사 관행 문화 등 이런 것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점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의 관점,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국민들 염려시키는 그런 갈등은 다시 없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정권에선) 검찰총장보다 검찰 선배인 법무부 장관,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서 아무런 갈등이 없는 것처럼 필요하면 임기도 상관없이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했었다. 그런 시대가 더 좋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은 검찰총장 임기제가 확실히 보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 갈등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총장 징계에 대해서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것은 삼권 분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용한 것이 좋았다라는 관점에서 보면 (두 사람의) 갈등 양상이 시끄럽고 불편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관점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충돌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정 싸움처럼 비쳤던 부분은 반성할 점"이라고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권이 정치적 감사라고 반발하고 있는 원전 감사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원전 감사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