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호남에서도 '항의'… 이낙연 대권가도 빨간불
텃밭 호남에서도 '항의'… 이낙연 대권가도 빨간불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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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올해 첫 지역 행보 광주… 盧 국밥집 등 방문
호남 '사면론 철회하라' vs '지지하고 응원' 두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 주변에서 '사면론'에 반대하는 광주시민과 지지자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 주변에서 '사면론'에 반대하는 광주시민과 지지자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론 제시 후 자신의 정치적 기반 호남에서도 외면 받는 모양새다. 최대 난관에 봉착하자 뒷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면론과 관련해 "대통령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며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천주교 광주교구장 예방과 함께 양동시장에 위치한 '노무현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광주 방문은 올해 첫 지역 일정으로, 이같은 행보는 자신과 민주당으로부터 이반한 호남 민심을 설 연휴에 앞서 돌이키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1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23%), 2위 윤석열 검찰총장(13%), 3위가 이 대표(10%)다. 이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 43%가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표명했고, 이 대표 지지율은 23%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당 대표 취임 후 흔들리던 이 대표 지지율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언급한 이후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정도로 위태로워졌다. 특히 광주·전라에서의 이 대표의 지지율은 21%까지 떨어진 반면 이 지사는 28%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서 이 지사는 27%, 이 대표는 26%였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진보 심장부 광주까지 등을 돌린 가운데 지역구 의원 일부는 이를 고리로 이 대표의 사면론을 지적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선 이 대표 지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호남 내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일부 시민은 이 대표의 민주묘지 참배 자리를 찾아가 '이낙연은 이명박·박근혜 사면 완전 철회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시민은 '이낙연 님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팻말을 펼치기도 했다.

일각에선 국무총리 출신은 대통령 선거 도전에 성공하지 못 한다는 '총리 징크스(불운)'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고 김종필 전 총리는 박정희·김대중 정부에서 권력의 정점에 있었지만, '영원한 2인자'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판사 출신 이회창 전 총리는 '대쪽' 관념으로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했지만, 세 차례의 도전에도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관료 출신 고건 전 총리나 교수 출신 정운찬 전 총리도 2인자에서 정계 활동을 마무리했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21대 총선 참패와 함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다만 현재 이 대표 입장에선 허물어진 대세론보다 여당 지지율 반등과 진영 내 갈등 봉합이 우선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