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시장 보선 각개전투 양상… '민심 이반' 우려 엄습
野, 서울시장 보선 각개전투 양상… '민심 이반' 우려 엄습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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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후보자 접수 실시… 김종인 "단일화 얘기할 때 아니다"
후보 간 '비방전' 점화… 장기전 양상에 범야권 지지율 동반 하락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가운데)이 18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가운데)이 18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4·7 재·보궐 선거 후보자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야권이 선거판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지만, 각개전투 양상을 보이고 있어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는 18일부터 나흘간 후보자 접수에 돌입했다. 출마를 결심한 예비 후보가 정식으로 당에 경선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경선 기탁금은 예비경선 1500만원, 본경선 5000만원이다.

공관위는 앞서 본경선에서 '시민 100% 여론조사'를 실기하기로 하고, 자동응답(ARS)에서 지지 정당 문항을 없애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외부 인사에 대한 예비경선 면제 특례조항 논의는 미루기로 하면서 현재로서는 당내 경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 "시기적으로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되면 이후에 다른 시장 후보와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장 보선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안 대표 구도로 흐르자 일각에선 이번 선거 역시 진영 간 대결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권 입장에선 서울시장 출마자가 10명을 넘어서면서 여론의 시선을 끌었지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여론의 피로감과 실망감도 높일 수 있는 위험도 안게 됐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1월 2주차 주간집계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1.6%포인트 내린 31.9%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역시 0.9%p 하락했고, 7.1%의 지지율에 그쳤다. (YTN 의뢰, 11~15일 성인 2514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 5.0%,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서울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35.0%로, 26.3%로 산출된 민주당보다 우위를 점하면서 아직까진 야권이 보선 흥행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전체 지지율 면에선 오차범위 안팎으로 여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서울 민심 역시 언제 이반할 지 모르는 실정이다.

특히 여권이 치명적 약점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대적 공급 확대를 예고한 상황이고, 민주당에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 새 후보가 나오면 수세로 전락할 공산도 크다.

국민의힘 안에서 벌어지는 후보 간 정치적 공세도 실족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업무 파악에만 1년이 걸릴 것"이라며 "인턴(수련생)·초보 시장이란 자극적 표현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진 적임자를 자처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후보 간 비방전도 수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안 대표의 경우 범야권에서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선거 막바지에 시너지(가중) 효과를 낼 것인지, 역풍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