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정규법 협상 ‘숨고르기’
여야, 비정규법 협상 ‘숨고르기’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7.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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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직권상정 권한 국회의장에 있다” 선 그어, 정세균 “벼량 끝서 밀어내면 결사항전 할 수밖에”
비정규직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결렬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6월 임시국회 최대 쟁점법안인 비정규직법과 언론관계법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간 지루한 협상은 계속됐으나 합의도출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권 일각에서는 다음주 17일이 여야 협상의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날 본회의 소집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러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유예기간을 1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으나 "언론법과 함께 강행처리하려는 명분쌓기"라며 거부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유예기간과 관련, 기존의 3년에서 자유선진당의 1년6개월을 수용한데 이어 1년으로 다시 낮추면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언론법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논의조차 해주지 않고 그냥 물리적으로 막고 있고, 비정규직법은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상정조차 안 해주고 있다면 이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다만 "직권상정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있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은 직권상정 가능성에 강한 경계심을 나타내며 결사항전 의지로 맞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은 대화하겠다는 진정성은 없이 어떻게든 모양을 갖춰 직권상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며 "국민과 민주당은 한 발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벼량 끝에 서 있는데, 만약 벼량 끝에서 밀어내겠다면 결사항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모두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등원 조건을 내세우며 상임위 보이콧을 해온 민주당이 비정규직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환노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환노위 전체회의가 소집되더라도 비정규직법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다수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은 유예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에 민주당은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위한 상임위 개최로 선을 긋고 있어 양측이 공통분모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이 시행된 만큼 정규직 전환금 지원 등 후속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상임위 개최가 되어야 한다"며 "유예안에 대한 협상을 논의하게 되면 공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