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맥주 다각화로 1위 탈환 노린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맥주 다각화로 1위 탈환 노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1.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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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구 지난해 점유율 40% 끌어올려 경영능력 인정
테라 입지 굳히고 맥스·하이트 앞세워 틈새, 지방 공략 강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테라 맥주 출시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제공=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테라 맥주 출시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제공=하이트진로)

김인규(59·사진) 하이트진로 대표는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맥주, 소주시장에서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경영능력을 높이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올해도 테라 맥주의 지속 성장과 함께 맥스·하이트 리뉴얼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면서 10년 만에 국내 맥주시장 왕좌를 탈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흥시장은 크게 위축됐지만 테라와 진로 등 대표 상품을 앞세워 호실적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발표한 하이트진로의 3분기 누계 매출액(연결기준)은 맥주와 소주 모두 동반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17.8% 늘어난 1조73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46억원으로 214% 증가했다.

맥주사업 부문은 3분기 누계 6387억원으로 17.9% 늘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일등공신은 출시 3년차 테라다. 테라는 2019년 3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10월 기준 판매 13억병을 돌파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선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힘입어 단기간 내에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우위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3분기까지 테라 매출액은 3230억원으로, 맥주사업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위상은 높아졌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맥주의 선전에 힘입어 2020년 기준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40%(업계 추정치)까지 끌어올렸다. 

김 대표는 테라 출시 당시 맥주시장 재공략을 위한 출사표를 던지면서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5년을 준비해 테라를 출시했다”며 “하이트의 성공신화를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소주사업도 ‘진로’와 ‘참이슬’ 쌍끌이 효과로 지난해 3분기까지 19.4% 성장한 9791억원을 기록했다. 

유흥시장은 크게 위축됐지만, 홈술·혼술 확산으로 가정용시장이 커지면서 뉴트로(Newtro, 새것과 복고의 조화)와 두꺼비 굿즈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늘어난 배달 수요에 맞춰 유흥용 진로 미니 팩소주를 출시하는 등 영업력도 집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노력 끝에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을 70%(추정치)까지 높이며, 지배력을 한층 견고히 했다.

증권가에선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나가 2020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2조3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어느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하이트진로 맥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하이트진로 맥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올해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에선 참이슬과 진로를 앞세워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 반면, 맥주에선 아직 2위 사업자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 하이트를 앞세워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지난 2011년 오비맥주 카스에 밀린 이후 장기간 정체했다. 하지만, 테라라는 메가 히트작을 탄생시키면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다만, 테라는 서울과 수도권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지방에선 카스보다 힘이 부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런 점을 감안해 최근 맥스와 하이트 엑스트라콜드 등 기존 상품을 새단장하면서 맥주 라인업 전열을 가다듬었다. 

2006년 출시된 맥스는 ‘오리지널 올몰트 비어(Original All Malt Beer)’ 콘셉트로, 맥주 특유의 크림 거품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까지 46억캔 이상 판매됐다. 테라 이전 하이트진로의 대표격이었던 하이트 엑스트라콜드는 1993년 출시 이후 500억캔 판매를 앞둔 스테디셀러다. 하이트의 경우, 지방에서 여전히 인지도가 높고 충성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9월과 12월 맥스와 하이트 디자인을 각각 제품 특성에 맞춰 리뉴얼하고, 올해부터 영업과 마케팅에 본격 돌입한다. 테라는 대중성을, 맥스와 하이트는 각각 틈새시장과 지방상권을 집중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전략으로 가정과 유흥시장 모두 하이트진로의 맥주가 선택 받도록 노력해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