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文정권 도움" vs 安 "국민이 정한다"… 10년 전 그 사람들 수싸움
羅 "文정권 도움" vs 安 "국민이 정한다"… 10년 전 그 사람들 수싸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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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서울시장 출마 공식화… "눈 하나 제대로 못 치워"
10년 전 얘기 꺼내며 공세… 안철수는 여전히 '후보 단일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같은 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같은 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내 후보를 선호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범야권의 입당을 촉구하는 당 공천관리위원회, 단독 출마가 유리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단일화만 바라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야권에서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각개전투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공식화와 추후 있을 여론조사 결과가 정리해줄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눈 하나 제대로 못 치우는 분통터지는 서울, 정인 양을 끝내 지켜주지 못한 무책임한 서울을 보고 있다"며 서울 광역자치단체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회견 장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 생계 문제와 서울의 경기 침체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자 이태원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형 기본소득제와 6조원 규모 민생 긴급구조기금 지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동버스 제공 △건축 규제 완화와 대대적인 재건축·재개발 △25개구 25개 우수학군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치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였던 고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한 바 있다. 안 대표는 당시 박 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출마 회견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라고 직격했다.

나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 선거판 지형 변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국민의힘 공관위는 계속해서 안 대표에게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단속에 나서자 공관위에서도 촉박하다는 징후가 나온 것이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같은 날 비대면으로 실시한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바라봐야 한다"며 "범야권 후보 단일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호 2번 단일화를 원한다. 그래야만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과 중도층을 합해 승률을 가장 끌어올릴 수 있는 구도"라며 "안 대표는 기호 4번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달라는 게 야권 지지자의 지상명령"이라며 "이런 요구를 무시 또는 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가 등을 돌릴 것"이라고 여전히 후보 단일화를 고집하고 있다.

안 대표는 "야권 대표성이라는 것은 국민이 정해주는 것"이라며 "어떤 정당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와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지부터 생각하고 공유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범야권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박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로 나서면 나머지 후보도 단일화와 단독 출마 사이에서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