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추위가 풀려도
[e-런저런] 추위가 풀려도
  • 신아일보
  • 승인 2021.01.13 0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제주도 산지에 1964년 이후 57년 만에 한파경보가 발령됐다. 또 전국 곳곳에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강추위에 많은 사람들이 동파 피해를 겪었고, 빙판길 사고도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1일 오전 6시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동파 피해는 7521건에 달했다.

추위가 풀리면 안전사고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사고가 잇따랐다. 저수지나 호수에 들어갔다가 기온 상승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물에 빠지거나 고립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전남 진도군의 한 저수지에서는 지난 10일 얼음낚시를 하려던 70대 남성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다 구조됐고, 여수시에서도 같은날 10대 남녀가 거북선공원 호수에 고립되기도 했다. 또, 전남 장흥군 탐진강에서는 애완견이 해빙으로 생겨난 물웅덩이에 빠져 주민에 의해 구조됐다.

며칠간 이어진 맹추위가 조금씩 풀리면서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얼음이 언 강과 호수로 나들이를 나오면서 사고가 이어진 것이다. ‘다른 사람도 들어가니까’, ‘설마 얼음이 깨지진 않겠지’하는 순간의 방심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사고의 원인이 된 셈이다.

1년여의 시간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거의 집에만 갇혀 지내다시피 한 대다수의 사람들. 지난 한해 ‘사계절’을 즐기지 못한 이들의 답답함은 우울증을 야기할 만큼 큰 상황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도, 각종 사고도 작은 구멍에서 생긴다. 추위가 풀리고 얼음이 녹는다고 경각심마저 해이해지면 안될 것이다.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